지하철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
몇 년 전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하철에서 어떤 사람이 마시던 커피를 들고 탄 일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차내 음식물 섭취에 별다른 제한이 없던 때였다. 그 사람은 내 옆 빈자리에 커피잔을 든 채 급하게 앉았다. 그다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 거다 커피가 출렁여 내게 쏟아졌다. 데거나 한건 아니나 커피 벼락이 유쾌할리 없을 거다. 그 사람은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과하며 물티슈 휴지등을 건네는데 화가 나는 걸 억누르고 팔 부분에 묻은 커피를 닦아냈다. 검은색 옷을 입는 탓에 표는 크게 안 나지만 그렇다고 괜찮은 건 아니었다.
그 후 음료 들고 버스나 지하철에 타지 말라는 버스는 기사님이 거르지만 지하철은 글쎄 딱히 마시던 커피 들고 타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보고도 기억 못 하나 아무튼 지난주초 마시던 커피를 들고 탄 여자가 있었다. 종이컵을 손에 든 채 동행과 수다를 떠는데 나는 그 커피가 내게 쏟아질까 신경이 곤두섰다. 다행히 별일 없었고 그 여자는 나보다 앞서 내렸다. 빈 종이컵을 들고 말이다.
서울에 다녀오는 월요일 낮 지하철에 빈자리가 있는데도 커피잔을 든 아저씨가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커피를 음미하는 거다. 나는 계속 지켜봤다. 다 마시더니 빈 컵을 좌석 밑에 놓는 게 아닌가. 내릴 때 가져가려니 했더니 내릴 역에 도착하자 그냥 내리 려고 문으로 가는 게 아닌가. 나는 큰소리로 의자 밑에 둔 마시던 컵 안 가져가냐 말하니 힐끗 나를 보더니 그냥 내린다. 별 여자 다 봤다는 그런 얼굴로 말이다. 내가 선량한 시민이면 챙겨서 버리겠지만 나는 아니다. 그래서 모르는 척했다. 자기 집 거실이면 그렇게 할까?
텀블러에 넣은 커피도 리드에 입을 대고 마시다가 실수할 수 있다. 그래도 그건 최소한 스스로가 피해 입지만 자판기 커피는 아니다. 연달아 두 주간 웬일인지 자판기 커피가 나를 괴롭힌다. 내가 예민한 건가?
아래 킨토 텀블러가 내가 늘 들고 다니는 것이다. 안정감 있고 튼튼해 아주 좋아한다.
여기 담은 음료를 마실 때도 조심 조심 하는데 왜 이리들 용감한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