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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삐 Nov 17. 2021

꿀삐의 마흔출산기㊱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오늘 살아야 할 이유

2021년 가을은 특별하다.

'임신'과 '반려견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내 삶에 대해 돌아본다. 사소한 것이 사소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이전에는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대답을 하기 어려웠는데 오늘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해서 비로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해야 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순둥이는 신이 나에게 좀 더 열심히 살라고 보낸 선물인 것 같다.


지난날에는 늘 남과 나를 비교를 하느라 내가 가진 것에 고마워하지 못하고 불만투성이인 삶을 살았다.

지금은 내가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다.




눈이 보여서 순둥이의 얼굴을 볼 수 있겠다는 것을.

귀가 들려서 순둥이의 울음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겠다는 것을.

코가 있어서 순둥이의 냄새를 맡을 수 있겠다는 것을.

말을 할 수 있어서 순둥이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겠다는 것을.

걸을 수 있어서 순둥이와 산책할 수 있겠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평생 사소하게 느껴졌던 것,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임신하고 나서는 바른 생각을 하고 예쁜 말을 하려고 한다.

순둥이가 그저 올바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엄마인 내가 모범을 보여야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회사 일에도 최선을 다하며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아보며 살자는 다짐을 한다.


붉게 물든 단풍, 따뜻하고 찬란한 햇빛, 새소리, 바람소리, 내 곁을 지켜주는 남편과 점점 뱃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순둥이까지.


그 모든 것이 그저 아름답고 고맙게 느껴지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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