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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신 Dec 06. 2022

책 속에 내 이야기가 있네?!

책,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내가 항상 꾸준히 책을 읽어온 건 아니었다. 가끔은 책을 한두 달은 펼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수년간 책을 읽었어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다.

 나는 오로지 초보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독서를 어찌 시작해야 하는지 책을 통해 찾아보는 거였다.

 김병완의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를 읽었다. 처음엔 제목에 끌려서 펼쳤는데 점점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그 안에 작가가 마치 나에게 뼈 때리 듯 말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인간의 놀라운 비밀 가운데 하나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최악의 것을 선택하며 산다는 것과 동의어라는 사실이다. 인생을 위해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도전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최소한 최악의 것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_김병완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게 최악의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니!' 좀 충격이었다. 사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걸 바라고 사는 게 아니었다. 저절로 그렇게 이끌려갔고, 나는 그걸 이길 힘이 부족했다. 그러나 노력하고 있었다.


 나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도서관이 좋다니, 내겐 여전히 꽉 막힌 도서관보다는 탁 트인 야외가 좋았다.

 나는 도서관이 좋았다. 인류의 모든 지성이 살아 숨 쉬며 질서 정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공간을 거닐 때면 책 냄새가 나를 가슴 뛰게 했다. 마치 엄청난 놀이터를 발견하여 그 놀이터를 탐색하듯 뛰어다니는 어린아이 같았다.   _김병완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정약용 도서관에서


 글 처음 부분에 이야기했듯이 살기 위해 책을 읽는 내가, 도서관이 좋고 책 냄새가 좋아 책을 읽는 건 아니었다.

 교통사고 후, 10년 정도 독서를 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글을 쓰게 됐다.

 독서를 하면서도 내가 글을 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작가가 되기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알아가기 위한 것이었다.   

   

 재미있게도 그리고 놀랍게도 나는 단 한 번도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쓴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내가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공부를 했고 그 부산물들인 나의 생각과 의식을 글로 적었을 뿐이다.  _김병완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나도 이 책의 작가처럼 거의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열정을 가지면 좋겠다. 그런데 아주 자연스레 마음처럼 몸이 따라가 주질 않는다.

 독서를 하며 드는 생각은 작가들은 참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어쩜 그리도 많은 생각과 지식을 잘 전달하는지 신기했다. 그리고 그 많은 글자들을 어떻게 타이핑 한 건지 대단하게 여겨졌다.

 나는 타이핑이 엄청 느리다. 몇 문장을 쓰는데 1분은 걸리는 것 같다. 그리고 손가락을 못 펴니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 팔이 아프다.

 ‘와, 이리도 글을 쓰지 않을 이유가 많은데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다니!’

 물론 꾸준히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일단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최악의 선택을 피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은 육체적·물리적 조건이나 환경이나 부족한 실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의 틀이며, 고정관념의 틀이. _김병완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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