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
처음부터 소설의 구상을 다 해놨다고 해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정말 어렵다. 그래서 계속 소설을 읽고 글쓰기 책도 읽는 중이다. 소설은 내가 쓰는 이야기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일지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쓰다 보니 자신감보다는 좌절감이 생긴다. 스토리를 이어나가기 어렵기도 하지만 호기심을 유발하지 못할까 봐 그리고 연결이 매끄럽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된다. 어차피 많은 퇴고 거칠 텐데 자꾸 앞부분을 계속 고치게 된다. 이 고민을 덜어줄 책 『퇴고의 힘』을 읽게 되었다.
초고를 쓸 때 생각보다 많은 작가가 비슷한 좌절감을 맛본다. 지금 쓰고 있는 게 너무 단조롭다고 느끼는 것이다. 꼭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좌절감은 예상보다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추측에 기댈 수밖에 없는 단계라서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지 모른다. 도입부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주인공의 삶을 뒤흔드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그가 살던 세계가 어떤 세계였는지 설명하는 장면과, 주인공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장면 중 어느 쪽이 더 늘어져 보이겠는가?
『퇴고의 힘』을 읽으니 많은 도움이 된다. 작가가 할 일이 ' 복잡한 상황을 향해 가는 것'이라니, 정말 공감이 갔다. 사실 일상에서 단조로움을 원하지만 내가 경험하지 못한 책이나 영화에서는 복잡한 상황을 만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을 원한다. 주인공이 그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걸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주인공인 궁지에 몰리고 갈등과 어려움을 겪으면 그다음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주인공이 경험하는 장애물이 참신하면 더 독자가 궁금해질 것이다. 그걸 염두에 두고 소설을 써야겠다.
조지 손더스가 말했듯 작가가 할 일은 “복잡한 상황을 향해 가는 것”이다. 주인공을 급류에서 멀리 떨어뜨려놓는 것이 아니라 “급류로 몰고 가는 것”이다. 주인공을 궁지에 몰아넣고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라. 이야기는 긴장과 갈등, 신체적 위험과 복잡한 감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주인공이 헤쳐나갈 수많은 장애물을 깔아놓는 것이 작가인 우리의 목표다.
소설 쓸 때 논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기 위해 철저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사건을 명확히 설명해 줘야 되며 납득이 되도록 써야 된다고 여겼다. 이 책에선 그게 문제라고 한다. 독자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고 해석할 여유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독자가 원하는 건 나의 논리가 아니다.'
당신은 작품의 논리라면서 당신의 경험을 기록해놓은 것이다. 당신이 이야기 안에 들어가 있는 동안 생각하고 느끼고 발견했던 모든 경험을. 이제 그 기록을 지워야 한다. 그래야 독자가 이야기 속을 혼자 거닐며 그들만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여전히 내가 소설을 끝까지 쓸지 의문이 남지만 잘 버텨보려고 한다. 그리고 몇 가지를 기억하며 쓰려고 한다.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말 것, 조급하게 쓰려고 하지 말 것, 내 안에 이미 소설을 다 쓸 모든 준비가 되었다는 가능성을 믿을 것. 소설을 쓴다는 자체도 의미가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