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달라붙은 성에는 예쁘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사방으로 빛을 반사하는 모습이 활짝 핀 꽃 같다.
하늘에 날리는 성에-블러리 스노우-는 얼굴을 관통하는 바늘 다발이다. 예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랄까.
요 앞이니 괜찮겠지 하고 장보기를 걸어가기로 한 게 실수다.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작은 톱니들이 얼굴에 통증을 남긴다. 빨라진 걸음에 시야마저 확보하기 힘들다. 얼얼한 얼굴에 금세 눈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이 흘러내린다. ‘오늘 운동은 건너뛰어도 되겠어’라며 푹푹 빠지는 눈길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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