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한 상태에서 쓰이는, 하루 끝에 쓰는 글
* 이 글은 잠이 쏟아지는 와중에 쓴 글이기에 횡설수설할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합니다.
기분이 몽롱하다. 이 느낌은 마치 술을 마시지 않고 취한 느낌과 비슷하다. 그래서 잠에 취한다라는 표현을 쓰는 걸까란 생각이 들었다.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침대에 누워 하루를 잠시 음미해 본다. 해야 할 일들을 모두 해냈고 늦게까지 해서 피곤하지만 잘 버틴 하루였다. 아침에 늦게 일어난 덕에 이렇게 늦게까지 깨어있을 수 있다.
곧 잠에 들 것 같은 기분이다. 눈꺼풀이 무겁고 심장의 뛰는 느낌이 고스란히 조용한 방에 느껴진다. 내일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미리 생각하면 내일 하루가 뻔하게 흘러감에 지루함을 느낄 테니까. 오늘 있었던 것들만 음미하며 하루를 마무리 해야지.
잠은 어쩌면 죽어있는 상태가 아닌가 싶다. 하루의 에너지가 고갈되는 순간 나는 잠에 들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데, 그럼 아침에 일어나면 새 생명을 얻는 기분인가? 그건 또 아니다. 수면제를 먹고 자는데, 그나마 수면의 질이 조금 올랐긴 하다. 예전에는 자고 일어나도 피곤에 찌들어 잠을 왜 자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잠으로 인해 얻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다.
요즘은 수면제를 먹는데, 그 이유가 내가 지금껏 제대로 된 잠을 잔 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아서이다. 감각이 예민한 것도 있고 오랜 입시스트레스로 긴장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 보니 이것이 수면부족과 합쳐져 나의 수면의 질을 떨어 뜨린 것이다. 약을 먹고 나서는 많이 좋아졌다. 종종 아침에 개운함을 느끼는 것이 그 증거이다.
못된 세상 같으니라고. 어린 시절을 피곤에 찌들에 하다니. 그렇다고 어른이 돼서 피로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과는 다른 느낌의 피로감이 쌓인다. 이 피로감은 어린 피로감과 달리 좀 지독한 느낌? 복잡한 이유로 느끼는 피로감이라 단지 입시로만 얻던 피로감과는 느낌이 다르다.
이제는 한계에 다 달았는지, 연신 하품을 하게 된다.
이제 잠에 들어야지.
오늘 하루도 열심히 보냈으니,
내일을 위해 잠에 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