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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인피니트 게임

사이먼 시넥

by 김민규

*작성일 : 2025년 1월 18일


점과 선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일단 점은 한정적이며 제한적이다. 어떠한 방향성도 없고 단순히 그 지점, 그 자리에 남아있다.

그러나 선은 다르다.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이어진다.

그 종착점이 어디인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기업의 존재와 운영은 점이 아닌 선이다. 단기적인 성과나 성취라는 점에서 종료되는 것이 아닌,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대의명분을 향해 계속적으로 나아가는 선과 같은 과정이다. 즉, 올바른 방향성이 설정되었다면, 어느 유한한 목표까지의 도달이 아닌, 무한한 목표까지 나아감이라는 그 과정이 더 중요하고 가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의 대부분의 기업과 이를 운영하는 경영자는 다소 유한한 사고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CEO는 길어야 몇 년간만 기업을 운영하며 그 안에 눈에 보이는 퍼포먼스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기순이익과 주당이익에 집착하게 되고, 올바른 과정보다는 당장의 성과에 집착한다. 이로 인해 기업윤리 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바꿔야 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와 그 목적을 다시 생각하고 그에 맞는 대의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순이익과 이익잉여금은 대의명분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리고 그 뜻이 기업의 내부 고객(직원)과 외부 고객(손님) 모두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기틀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진정으로 영원히 존재하며,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고, 계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라는 무한게임에서는, 임의로 설정한 기간 안에 임의로 정한 기준치를 달성했다는 사실로 기업의 참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기업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들이 그 기업의 지속적 성공을 위해 얼마나 기여하고자 하는지, 단지 그곳에서 일하는 동안만이 아니라 그만두거나 퇴직하고 나서도 해당 기업이 성공을 이어나가길 바라는지, 그 마음의 크기로 알 수 있다. – 25 페이지

무한게임적 사고를 처음으로 설명하는 부분이다. 기업 가치는 매년 공시되는 재무제표 내 수치들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그 내면의 구성원들의 회사에 대한 마음과 생각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퇴사한 종업원이, 퇴사하면 남남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더 이상 그 회사를 다니지 않더라도 심적으로 계속 응원하고 잘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있어야, 그 회사는 진정으로 무한게임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무턱대고 이런 전략을 시행하면 기업 문화가 뒤흔들릴 수도 있다. 직원들은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실적 앞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이에 대응하여 본능적으로 자기 방어 태세에 돌입한다. 다른 직원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실수를 숨기고,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위험을 회피한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다. 다른 한편에는 적자생존의 정신으로 밀어붙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공격적인 전략을 펼친다. 그들의 자의식은 점점 커진다. 상사들에게 호의를 얻고자 노력하고 동시에 동료의 성공을 방해하기도 한다. – 40 페이지

기업이 유한적 목표인 성과에만 치중했을 때 나타나는 기업문화를 설명한다. 기업 운영 제1의 목표가 순이익 증가라면, 가장 아까운 비용 항목 중 하나는 인건비다. 이는 재무제표를 한 번이라도 작성해 보았다면 당연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은, 결국 자신의 월급을 자진해서 줄여야 하는 안타까운 결론에 봉착한다.


또한, 이러한 유한게임적 목표가 공공연할 경우, 정리 해고는 일반적일 것이고 구성원들은 기업의 성장과 발전이 아닌,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할 것이다. 결국 기업이라는 몸의 모든 내부 조직은 점점 병들고 썩어 가게 되고, 이는 파산이라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할 ‘대의명분’을 추구하리
-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하는 팀’을 만들어라
- 나를 발전시킬 ‘선의의 라이벌’을 항상 곁에 둬라
- 본질 외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근본적 유연성’을 가져라
-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갈 ‘선구자적 용기’를 보여줘라 – 46 페이지

이 책의 실질적인 목차라고 할 수 있다. 그중 단연 ‘대의명분’을 잘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인간으로 빗대자면, 삶의 목표를 세팅하는 것과 같다. 모든 사고와 행동의 기준과 준거를 만드는 것이며, 이는 곧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관이 된다.


그 이외의 팀, 선의의 라이벌, 근본적 유연성, 선구자적 용기는 모두 이 대의명분을 잘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이자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른 대의명분은 반드시 다음과 같아야 한다.
- 무언가를 지향해야 한다 :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어야 한다.
- 포용적이어야 한다 : 뜻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 봉사 정신이 있어야 한다 : 다른 사람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 회복 탄력적이어야 한다 : 정치적, 기술적, 문화적 변화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 이상적이어야 한다 : 크고 대담하며 궁극적으로 달성할 수 없는 목표여야 한다. – 66 페이지

기업의 비전을 만드는 기준을 제시하는 대목이다. 비즈니스라는 무한게임에서 계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영 방향성을 잡으려면, 위의 5가지는 특성은 필수적이고 생각한다.


그 첫 번째는 당연히 목표 지향적인 것이다. 그리고 일은 결국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팀원들이 필요하다. 유한게임에서는 나의 이익이 중요하지만, 무한게임에서는 타인의 이익도 중요하다. 게임 전체를 보았을 때, 그 안의 플레이어 모두가 지치거나 탈주하지 않고 함께 잘 달려 나가야 그 게임 자체가 성공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 또한, 유한게임적 외압에 흔들림 없이 계속적으로 원초적 대의명분을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는 당장에 달성할 수 없는 지속 가능하며 영속적인 것이어야 한다.


단일팀이나 사업부의 사업계획은 일반적으로 유한게임적 목표들로 채워진다. 분기별 매출액과 손익들이 그 첫 번째 지표이며, 회사에 얼마를 벌어다 줄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계속 이어지는 선의 한 점일 뿐이다. 이는 끝없이 진행되는 비즈니스라는 여정 속에서 잠시 들르는 오두막일 뿐이지, 종착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종착지는 없고, 우리는 올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이것이 인피니트 게임의 본질이며 핵심이다.


무한게임식 리더는 ‘최고’라는 자리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들은 ‘최고’ 대신 ‘더 나아감’을 추구한다. ‘더 나아감’을 좇는 것은 끝없이 개선해 나가는 여정이며 사람들은 그 진전을 위해 재능과 에너지를 쏟도록 초청받았다고 느낀다. 무한게임에서는 ‘더 나아감’이 ‘최고’보다 더 좋다. – 93 페이지

‘최고’의 함정에 대해 경고하는 대목이다. 최고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항상 최고가 되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고, 경쟁 속에서 이기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나름의 최고가 되고 몇 개의 경쟁에서 이겼지만,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면서 그 안에서 또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끝이 없다. 심지어 다른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플레이어 수는 점점 많아지고, 그 수준도 올라간다. 최고가 될 수도, 항상 최고일 수도 없다. 이는 어느 시점 허무함을 낳고, 노력의 원동력을 상실케 한다.


계속 반복되지만 비즈니스는 유한게임이 아니라 무한게임이다. 정해진 목표가 있어서도 안되며 중요하지도 않다, 단지 올바른 방향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계속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행복하게 느껴질 수 있다. 1~2년 하고 그만 둘 일이 아니지 않은가?


오로지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로 측정되는 ‘경제적 번영’이 자본주의의 전부가 아니다. 삶의 질이나 기술 발전, 사람들이 평화롭게 함께 일하고 살아가는 능력으로 측정되는 ‘진보’도 자본주의의 일부다. – 124 페이지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 개념을 확장시키는 부분이다. 오로지 돈과 물질만을 추구하고 신봉하는 이념은 물질만능주의이지 건전한 자본주의가 아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자본주의는, 자본을 수단으로 인류의 삶과 가치가 증진되어 더 윤택한 삶이 만들어지게끔 하는 철학이다. 이것은 진보적 자본주의라고 볼 수 있으며, 완성형 자본주의라고 생각한다.


이를 풀어쓰자면 다음과 같다 : 기업의 책임은 의지력과 자원을 사용해 수익 창출보다 큰 가치를 추구하고, 인류와 환경을 보호하며, 사업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생산하는 것이다. 기업은 결과를 책임지기만 한다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 140 페이지

기업은 종업원의 의지력과 주머니 속 자원을 잘 이용하여, 자체적인 대의명분을 이룩하고자 노력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의지력과 자원은 수단이고 대의명분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 둘의 위치가 바뀌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하며, 대의명분의 기본은 인류와 환경 보호 그리고 계속적인 나아감에 있다.


영리 기업은 돈 벌어서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심지어 나도 학부시절 회계학 수업을 들으면서, 회계의 목적은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합리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배웠으며, 회계의 이유는 항상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회계 또한 회사 운영의 수단일 뿐이다.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해 회계가 필요한 것이지, 회계를 잘하려고 회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이다.


비록 영리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존재 목적은 영속적인 운영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한적인 시야가 아닌 무한적 시야가 필요하며, 이는 돈벌이가 아니라 인류 및 환경에 대한 책임이다. 이게 단순히 도덕 선생님의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린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그들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 상상력, 팀워크를 끌어내는 단 하나의 요소가 바로 의지력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기업이 먼 미래까지 살아남고 번영하는 데 필수적이다. 의지력의 가치가 자원보다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 153 페이지

회사는 결국 직원들로 인해 운영된다. 그렇다면 직원들 개개인의 의지력은 그 기업이 하루하루 존재하는 원동력과도 같다. 모든 직원들이 강한 소속감과 의지력을 가지고, 기업의 대의명분을 이루고자 노력한다면, 그리고 그 노력이 자발적인 것이라면, 그 회사는 무한게임 속에서 계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그들을 판관비 혹은 비용절감 1순위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불안전한 고용환경과 직원을 부품으로 보는 회사 분위기는, 파산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직원들이 자원해서 회사의 비용 절감 방안을 찾아 나선 것이다. 출장 가는 직원들이 스스로 숙소를 특급 호텔에서 3성급 호텔 등 더 저렴한 곳으로 변경했다. 친척이나 친구 집에서 머무르며 호텔 숙박을 아예 포기한 직언들도 있었다. – 158 페이지

직원들을 아끼고 위하는 분위기에서의 직원들의 의지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회사가 나를 비용으로 생각한다고 느껴지면, 나 또한 회사를 ATM으로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나를 팀원이자 중요 인물로 귀하게 모신다면, 나 또한 회사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이다.


나도 한 때 우리 사업부가 힘들 때 내가 쓰는 여러 가지 비용들을 아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심지어 역삼동 한복판의 내 자리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법인카드를 최대한 적게 쓰고, 웬만한 비용은 내 개인카드를 쓰려고 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마음의 원천은, 우리 팀장님과 팀원들의 나에 대한 신뢰와 믿음에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신뢰하는 팀에서 일할 때는 약점을 드러내도 안전하다고 생각된다. 실수를 인정하고,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솔직하게 고백하며, 자기 행동에 책임을 다하고, 도움을 구하는 일들이 가능하다. 도움 요청은 전형적으로 약함을 내비치는 행동이다. 하지만 팀의 신뢰도가 높다면 도움을 청할 때 상사나 동료가 성심껏 도와주리라 확인할 수 있다. – 169 페이지

정말 공감 가는 대목이었다. 나도 일하면서 많은 실수를 하고 이를 상사 혹은 동료에게 보고해야 할 때가 많다. 만일 그 실수를 질타하고 혼내기만 하는 분위기의 팀이라면, 어떻게든 숨기고 알아서 대책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문제는 더 커지고, 해결을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팀원들이 나를 신뢰하고 서로가 서로를 믿는 문화의 팀이라면, 빠르게 실수와 문제를 공유하고 나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다. 당연히 팀원들은 그 실수를 크게 문책하지 않고 다 같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그 모습을 보면 팀원들에게 더 큰 감사함과 감동이 생기고, 다시는 동일한 문제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그렇게 선순환이 계속되면 팀의 결속력은 높아지고, 개인의 소속감은 하늘을 찌른다. 어느 순간 회사는 무한게임의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리더는 사람들이 진솔하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감정을 나눌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 사람들은 리더를 신뢰하며, 그가 가는 곳이 어디든 따라간다. 심지어 요청받은 정도보다 더 가기도 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다 스스로 원하기 때문이다. – 198 페이지

리더는 직원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의 솔직한 내면, 불안한 치부까지 드러낼 수 있도록 직장 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든 부하직원이 있는 사람이면 그런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장할 필요가 있다. 모든 구성원은 일이 고달프고 업무 중 수많은 문제와 고민에 봉착한다. 그러나 그것을 나눌 수 없어 항상 문제가 되고, 스트레스가 극심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꼭 일적인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단지 그 고민을, 자신의 치부를 가감 없이 드러내도 안정될 수 있는,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그 분위기가 중요한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지금 내가 모시는 상사들이 떠올랐다. 우리 팀 형들 또한 나를 이렇게 대해주고 있어, 나 또한 더 자신 있게 일할 수 있고, 실수가 있어도 신속하고 보고하고 고쳐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형들에 대한 충성심과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 상당히 커졌고, 심지어 일요일 저녁에는 ‘빨리 회사 가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밤새 자료를 만들고, 가지 말라는 고생스러운 출장도 자진해서 다녀오며, 형들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 해 혼자 뿌듯해하기도 한다.


이렇게 형들이 나한테 해준 만큼 나도 동생들한테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한다. 똑똑하고 차갑고 완벽주의 선배가 아닌,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대화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경쟁자와 경합하면 승리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반면 선의의 라이벌과 경쟁하면 자신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경쟁자와 겨루면 결과에 몰두하지만, 선의의 라이벌과 경쟁하면 과정에 몰입한다. 이렇게 관점을 약간만 바꿔도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금세 달라진다. 과정에 집중하면서 계속해서 자기를 개선해 나가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회복 탄력성도 키울 수 있다. 눈에 불을 켜고 경쟁자를 이기려고만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지칠 수밖에 없으며 스스로 혁신하기 어려워진다. – 245 페이지

경쟁의식이 팽배한 대한민국 사회의 허를 찌르는 내용이다. 우리는 항상 남을 이기고 경쟁에서 승리하여, 1등을 쟁취하라는 말만 들으면 자라왔다. 그 결과는 계속적인 경쟁과 스트레스이다. 이는 건강하지 못한 습관이며, 단기적인 개선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따라서 경쟁자를 승리의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하나의 게임 속에서 같이 성장해 가는 동료이자 파트너를 대해야 한다.


비즈니스는 승패가 명확한 유한게임이 아니다. 끝이 없고 승패에 대한 기준도 없다. 따라서 게임 속 경쟁자들은(사실 무한게임 속 플레이어들에 대한 호칭은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 게임을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들이며, 그들이 있기에 내가 이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개인 정보의 수호자 역할을 공개적으로 자청하고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달리 애플은 수익을 위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팔지 않기도 한 것이다. 또한 애플은 사용자들의 문자 메시지에 접근하게 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도 거절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했지만 애플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항상 선의의 라이벌을 곁에 두고 대의명분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썼다. – 259 페이지

나의 리뷰 세계관이 이어지는 대목이다. 이전 리뷰 ‘팀 쿡’에서 나왔던 내용으로, 구글과 페이스북과 비교하여 애플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매우 중요시 여기고, 이를 수익에 활용하지 않았다. 애플이 왜 세계 1위 기업인지를 알 수 있고, 이는 어떤 대의명분이 필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 노출이 만연하는 시대에서, 이렇게 개인정보 보호라는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회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존경을 표하며, 내가 앱등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선의의 라이벌이 없으면 겸손함과 민첩성을 잃을 수 있다. 한때 확고한 대의명분을 좇으며 잘 나갔던 무한게임식 플레이어였다고 해도 선의의 라이벌을 곁에 두지 않으면 승리만을 바라는 흔한 유한게임식 플레이어로 서서히 변해간다. 아무리 한때 타인의 이익과 대의명분을 위해 투쟁하는 조직이었다고 하더라도 선의의 라이벌이 없으면 결국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 – 267 페이지

결국 페이스 메이커가 있어야 한다.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게 계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라이벌이자 경쟁자가 있어야, 비로소 내가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정진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플레이어의 탈주는 막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나를 자극하고 배울 점이 많은 라이벌을 계속적으로 찾아 새로운 게임을 시작해야 한다. 정체되지 않은 상태로 무한한 게임 속에서 성장하려면, 항상 나보다 나은 상대가 필요하며, 이들을 모시기 위해 계속 주변을 살펴야 한다.


월트가 만들고자 한 놀이공원은 아무 놀이 기구나 마구잡이로 갖다 놓은 위험하고 지저분한 장소가 아니라 안전하고 깨끗하며 이야기가 있는 놀이공원이었다. 그 어떤 문제나 힘든 일도 없고 기분 나쁜 어둠도 없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완벽한 환상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고 싶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무엇보다도 디즈니랜드가 행복한 장소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와 어른들이 함께 인생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즐거운 모험을 떠나 행복하지길 바라요. 디즈니랜드에서는 ‘오늘’을 떠나 ‘어제’와 내일’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275 페이지

디즈니의 대의명분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단순히 돈벌이만을 생각했다면 지금의 디즈니랜드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과 그 안에서 느끼는 감동을 선물하고자 한 그의 뜻은, 현존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디즈니랜드는 단순히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그곳의 분위기, 노래, 의상 그리고 수많은 조명과 조형물들은, 어린이고 아이고 내가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디즈니랜드라는 나에게 상당히 친숙한 예시를 접하면서, 이 책에서 계속적으로 이야기하는 대의명분을 가장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인생의 목표이자 모토는 ‘성장’과 ‘학습’이다.

이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일과 행동들에 가장 많이 녹아들어 있다.


지금 하는 일, 읽는 책 그리고 매일 하는 운동 모두 무한게임의 룰로 진행되어야 한다.

목표가 무엇이냐고? 그냥 계속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읽고, 땀 흘리는 것이다.


그렇게 끝없는 선을 따라 열심히 달려가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고 있고, 포기하고 걷거나 앉아서 쉬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무한하기 때문에,

이 자체를 즐기고 크고 작은 성취감을 느끼며, 끝없이 계속해서 정진할 것이다.

인생이라는 무한게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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