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작성일 : 2025년 2월 1일
브랜드는 인간과 같다.
어느 순간 태어나서 이름을 받아 세상에 자신을 처음으로 각인한다.
그 후 계속적인 학습과 성장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관을 쌓아가며 성장한다.
자신만의 특징과 특기 그리고 색깔을 찾아 이를 발전시켜 새롭게 도전하기도 한다.
그 후 본인의 능력과 잠재력에 맞는 시장에서 자신의 몸값을 책정하고,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 나로 인해 더 많은 것들이 이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 안에서 조력할 수 있는 동료와 선배 그리고 후배들을 찾아 결속력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하나의 비전과 목표를 향해 계속적으로 나아간다.
결국 브랜딩이란 비단 창업에만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어떤 무언가를 시작함에 있어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그 메커니즘은
어느 분야, 어느 과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니? 셀링 포인트에 ‘이름 붙이기’가 브랜딩을 포함한 모든 비즈니스의 첫걸음이야. 나만의 존재를 만들려면 나만의 이름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 – 27 페이지
사람이 태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름을 짓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는 몇 십만 원을 들여 점집에서 사 오기도 한다. 그 이름에는 그 아이의 100년 이상의 인생의 방향성과 미래가 모두 담겨 있고, 이 아이는 어느 자리 혹은 어느 순간에서도 자신의 이름 석자를 되새기며 살아갈 것이다.
브랜드도 이와 같다. 그 브랜드가 성장하며 다양한 국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더라도, 결국 그 중심은 브랜드명, 그 이름에 기인할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 혹은 아이템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
어떤 제품이든 서비스든, 그것이 줄 수 있는 ‘기능’에 상징적 ‘의미’를 더할 때 비로소 브랜드의 ‘가치’가 생겨. – 44 페이지
제품과 서비스의 이유는 대의명분에 기초한다. 어떤 회사에서도 그 회사의 영업행위의 목적이 돈벌이 혹은 환경파괴라고 말하지 않는 것도 이와 같다. 물론 더 나은 품질과 기술이 있어야 고객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세상을 더 이롭게 바꾼다든가, 어려운 이들을 도와준다든가 혹은 자연과 환경과의 공생을 추구한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해야, 비로소 완성된 가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업의 본질을 정의할 때도 마찬가지야. 그야말로 나의 확신과 영혼이 업의 본질에 흠뻑 젖어 있어야 하고, 그것이 소비자의 마음에 전해질 때 성공을 기대할 수 있겠지. – 69 페이지
내가 자신이 없는데 고객이 어떻게 자신 있게 나를 혹은 내가 파는 물건을 사겠는가? 따라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과 그 조직이 다루는 재화 혹은 서비스에 누구보다 몰입해야 진정으로 그 상품의 매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눈을 반짝이며 일하는 직원 20%가 나머지 동태 눈깔의 80%의 직원을 이끌어 간다는 말이 있다. 업에 흠뻑 젖어 일한다면 그것은 일한다고 표현할 수 없다. 그냥 나 자신을 뿜어 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어느새 밤이 되고, 일이 끝나면 그때부터 허기지기 시작한다. 함께 전투한 동료들과 고기를 구워 먹고 술잔을 기울이며 그날의 열정을 나누며 동질감과 결속력을 다진다. 그렇게 하루하루 업에 빠져 일하다 보면 어느새 브랜드는 그 입지를 굳건하게 잡고 있을 것이다.
종합하면 ‘스웨덴이 만든 볼보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의 중심에는 사람(people)이 있습니다.’가 핵심 컨셉이야. 이걸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R2B(Reason to Believe, 근거)를 제시했지. 최고속도 자동제한, 하이웨이 파일럿,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 등의 기능을 보완해 ‘사람을 보호하겠다’는 철학을 홈페이지나 홍보를 통해 잘 설파하더라. – 139 페이지
한 때 볼보 자동차를 선택한 고객의 입장에서 상당히 공감 가는 대목이었다. 나는 첫 자동차로 중형 SUV를 고민한 적이 있다. 나의 성격과 아이덴티티를 잘 대변해 줬으면 했고,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기에 안전이라는 변수를 특히 신경 썼었다. 따라서 효율적인 연비 혹은 세련된 디자인을 포기하더라도, 안전은 포기할 수 없다는 볼보의 철학이 나의 차량 구매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TV 광고, 홈페이지 컨셉, 차량 생김새 등 모든 노출 채널을 통해 안전이라는 핵심 가치를 정중하고도 묵직하게 고객에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결국 1년이 넘는 대기 기간을 기다려 XC60을 플렉스 해버렸다.
단, 확장할 때 조심할 점이 있어. 품목들이 보완적이거나 독립적이어야지, 대체적이면 안 돼. 햄버거에 프렌치프라이나 콜라 먹는 건 ‘보완적’이야. 혹은 백화점의 다양한 물건들처럼 서로 상관없는 ‘독립적’인 제품으로 확장해야 하는데, ‘대체적’ 상품들을 구비해 자기 살을 깎아먹는 자기잠식(cannibalization)이 돼버리는 경우도 많아. – 168 페이지
같은 제품군의 다양한 상품 개발은 오히려 고객의 선택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오히려 핵심 재화 혹은 서비스를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세대 진화를 하되, 이를 더 잘 활용하고 영위하게끔 하는 보완적 성격의 라인업 개발이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결국 고객의 생태계와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우리 브랜드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품과 용역을 개발하고, 고객은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며 행복함을 느끼게끔 해야 한다. 이것의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할 방향이다.
코로나 기간에 여행객이 급감하니 세계 모든 항공사가 죽을 맛이었지. 그런데 대한항공의 어떤 임원이 ‘비행기’라는 핵심자산을 축으로 “빈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는 거 아냐. 조원태 회장도 처음에는 말이 안 된다 싶었지만, 곧 생각을 바꾸어 여객기의 승객석을 다 떼고 화물 운송기로 재빠르게 바꿔 오히려 대박을 터뜨렸지. – 191 페이지
이미 기사로 접한 내용인데 사례로 만나 반가웠다.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사례로, 그 발상과 실행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시대 탓 혹은 환경 탓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과 인프라를 어떻게 피벗 할 것인가도 계속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의 화합을 이루고 결집된 힘을 모으는 데에는 목표를 공유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어. – 201 페이지
집단의 결속력은 그 구성원들 간의 명확하고 확실한 공동 목표로 완성된다. 그것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과정 속에서 시너지가 생기고, 이는 결국 달성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이뤄진 팀(team)은 어떠한 목표도 성공적으로 이룩할 수 있는 집단이 된다.
얘기가 길었는데, 원대한 비전에 버금갈 크고 대담하며 도전적인 목표 (BHAG)를 잡는 방법을 정리하자면…
첫째, 대담하리만치 큰 목표를 설정하되, 피부에 와닿도록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가시화한다.
둘째, 먼 미래를 바라보며, 사업의 방향을 담대하게 전환 내지 확대해 본다.
셋째, 엄청나게 잘 나가는 기업을 롤모델 삼아 흉내 내며 좇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넷째, 뻔뻔하도록 노골적으로 공동의 적을 설정하고 밟아버리겠다는 목표를 정한다. – 221 페이지
목표가 명확하게 세팅되지 않은 조직은 항상 불안하고 흔들린다. 그 속의 구성원들 또한 불안전한 상태로 이탈을 고민한다. 따라서 비즈니스 집단은 그 목표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정리한다면, 명확하고 담대하며, 롤모델과 경쟁자를 설정하면 된다. 화이트보드에 1번부터 4번까지 나열하고, 팀원들과 함께 대화하며 구체적인 사안들을 정리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처럼 개인이 성장욕구를 건드릴 때 주인의식이 생긴다는 걸 기억하렴. 각자가 자기 발전을 도모하다 보면, 회사도 발전하는 것 아니겠어. – 238 페이지
종업원의 동기부여와 관련된 이야기다. 급여와 복지는 단기적 동기부여 수단으로, 그 지속성이 떨어지고 깊이도 얕다. 결국 약발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아실현과 개인 성장은 장기적 수간이라고 볼 수 있다. 나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어디서든 필요한 존재임을 알 때, 인간의 눈빛은 반짝이고 심박수는 높아지기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단기적 수단을 제공하되, 그 마지막은 장기적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루 세 끼 밥을 먹는 니즈(필요)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공통분모야. 하지만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원츠(욕구)라는 건 분자야. 분자의 크기에 따라 행복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고 시장의 크기도 달라진단다. – 320 페이지
우리는 항상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려 애쓴다. 그러나 니즈에는 한계가 있고 한계효용의 법칙이 적용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원츠는 그 한계가 없다.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들이 많아지고 이에 대한 투자는 멋스럽다고 칭해지는 시대이다. 따라서 그들의 원츠가 더 잘 발현되게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계속적으로 시장과 고객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자네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렴. 그것이 가장 훌륭한 스팩이자 경쟁력이니까. – 327 페이지
제품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품질이라고 생각했다. 품질이 받쳐주면 수요는 알아서 따라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이 제품을 다루는 우리 브랜드가 고객에게 만들어주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 큰 기둥이 만들어진 후에 품질이니 성능을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거시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런 도움을 받을 기술적, 재정적 능력이 없다면 간단히 다음과 같은 방법을 써볼 수 있어. 흔히들 고객여정지도(customer journey map)란 걸 작성해보잖아. – 330 페이지
내가 현재 회사에 입사 후 처음으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고객여정지도 작성이었다. B2C 차량 판매를 해보지 않은 조직이었기에, 차량 구매 시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과정을 정리하고 그 안에서 페인 포인트를 찾고자 했다. 실제 우리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을 찾아가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고 인터뷰까지 했었다. 이렇게 여러 고객들의 여정을 단계별로 정리하다 보니, 공통적으로 불만이 생기는 경험들이 발견되었고, 이를 묶어 카테고리화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헷지 방법을 논의하여 실무에 적용했다. 예전 생각이 나서 한번 적어 보았다.
그러니 구성원들의 공감 교육과 훈련에 각별히 신경쓰렴. 관련 책들도 함께 읽으며 토론하고, 고객불만 처리과정에서 공감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하고, MBTI 교육과정에도 보내며 공감이 체화되도록 끊임없이 연마해야 해. – 455 페이지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공감은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동료, 고객, 외부 환경 등 공감의 대상이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아주 기초적인 기능이기에, 우리 조직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조직 내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자신의 사적 혹은 공적 고민들을 어디에서나 털어놓고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문화 말이다. 그러면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습관 혹은 문화가 생길 것이다. 그러면 그 문화는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될 것이다. 이는 고객 만족 혹은 감동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회사로 피드백된다.
이런 공감 선순환을 만들어 조직 내, 외부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자네 기업이 과연 사람의 성격으로 기억될 수 있는 회사인지 점검해보렴. 어떤 페르소나로 느껴지게 할지 아이디어가 생길 거야. – 463 페이지
오래가는 브랜드는, 그 제품 혹은 서비스로 기억되는 것이 아닌, 어떤 사람과 같다고 기억되어야 한다.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해지면, 여기서 파생되는 제품과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그 이미지가 입혀진다. 우리 회사가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인지, 유명인 혹은 역사적 인물로 따지면 누구인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적자에 허덕이든 수지를 맞추든 그건 두 번째야. 중요한 건 어떤 업종이든 일단 함께 부흥시켜야 한다는 거지요.” – 524 페이지
현대 故 정주용 회장님이 하신 말씀이다. 일단 파이를 키우라는 말이다. 파이가 커지면 그 안에서 적은 비율을 가져가더라도 전체 양은 많아진다. 거시적인 마인드로 전체 시장과 그 성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그 이후 우리 회사의 시장 내 포지셔닝을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날줄은 뭘까? 그건 기본적인 거야.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 등. 씨줄은 시대가 달라지면 필요가 확 줄어. 반면 기본, 그러니까 날줄은 공부해두면 씨줄은 언제든지 끼워 넣을 수 있지. – 540 페이지
지금 내 학습 방향성이 바로 이것이다. 트렌드는 계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그 중심인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스승의 말을 인용해 본다.
“지구는 자전해, 그리고 그 가장 윗부분인 크러스트는 엄청난 속도로 돌아가고, 가장 안의 내핵은 천천히 중심을 잡고 있을 거란 말이야. 우리는 크러스트의 속도를 맞출 필요가 없어. 너무 빨라서 계속 따라가지도 못하지. 결국 핵심인 내핵이 어떻게 도는지, 중심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알아야 해. 그래서 인문학이 중요한 거야.”
트루먼쇼라는 영화가 있다.
한 방송사가 트루먼이라는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 전부를 세팅하고,
그의 일상을 TV쇼의 형태로 방송한다는 기상천외한 내용의 영화이다.
이번 독서를 통해 마케팅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은 항상 고객의 삶을 탐구하고 그 안에서의 행복을 정의하며, 이로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한다.
내가 언제,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를, 나를 둘러싼 회사의 마케터들이 분석하고 이를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정해준 방식대로 살며 그 안에서 행복과 만족을 느끼게 된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실은 나의 성향을 파악한 회사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한 결과는 아닐지 의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