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속은 알아도 물맛은 모른다

by 인연의 단맛

옛말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열 길 물속은 환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물의 상태를 아는 것은 겉보기만으로도 가능하다. 단지 물속의 풍경이나 물고기를 보기 위한 것이라면, 물 위에서 내려다보면 된다. 여기에서 문제가 있다. 눈으로 물속을 보면 그 안을 알 수는 있지만, 물맛까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깊은 물 속이 훤히 보인다 해도, 그 물맛이 어떤지는 직접 마셔봐야 알 수 있다. 사람의 속마음도 마찬가지다. 겪어보지 않으면 헤아리기 어렵다. 어떤 사람을 알고 싶으면 대화를 나눠보라고들 하지만,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말로 자신의 마음을 포장하는 사람의 속마음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람은 겪어봐야 그나마 조금씩 알게 되는데,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물속이 훤히 보이는 물도 맛을 봐야 알 듯, 사람도 시간을 함께 겪어봐야 진짜를 알 수 있다. 말로는 다정했던 사람이 등을 돌릴 수도 있고, 조용히 있던 사람이 끝까지 곁에 남아줄 수도 있다.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불편한 상황에서도 일관된 태도를 보이는지를 지켜보며 사람의 깊이를 천천히 알아가게 된다. 단지 그때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맑은 물이라도 마셔봐야 맛을 알 듯, 사람도 함께 시간을 건너봐야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다. 사람에게는 말로는 다가설 수 없는 깊이가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일을 함께 하거나, 인생의 어려운 순간을 함께 건너다 보면 그 사람의 속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의 인격은 편안한 대화 속이 아니라, 불편하고 예측할 수 없는 시련 속에서 천천히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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