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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맹상점 May 01. 2024

일본 제로 웨이스트 마을, 배로 가볼까 합니다

얼만큼 탄소저감 효과가 있을까. 



일본의 제로 웨이스트 마을을 가볼까 합니다!!  비행기 말고 배로! 



일본을 배로 가볼까 합니다, 말하고 다녔다. 그랬더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 기차,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배, 일본에 도착한 후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고 카미카츠에 도착하면 오히려 비행기 여행이 더 환경적이겠다는  반박(?)이 들려왔다. 



궁금한 건 못 참지. 지구를 위한 기술을 연구하는 ‘오후두시랩’의 연지윤 연구원에 의뢰해 일본 카미카츠까지 가는 운송수단별 탄소배출량을 계산해보았다. 정확한 탄소 배출량은 승객수나 항공기와 선박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비교를 위해 보편적인 가정 하에 계산한 결과다.  




1) 경로 1 비행기 편

비행기 노선으로 서울역 → 인천 공항 (58km, 자동차) → 카미카츠와 가장 가까운 다카마쓰 공항 (772km, 비행기) → 카미카츠(125km, 자동차)에 도착하는 방법이다.  


2) 경로 2 배 편

배편으로 서울역 → 부산 (417km, KTX 기차) → 후쿠오카 (213km, 배) → 카미카츠(약 653km, 버스와 기차)에 도착하는 방법이다. 


실제 알맹지기는 배에서 1박을 할 생각으로 후쿠오카가 아니라 오사카로 들어가는 페리를 탔으나 탄소배출량 비교를 위해 후쿠오카 노선으로 계산하였다. (배로 이동할 경우 여러 경로가 있으나 후쿠오카 행 페리가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다.) 


자동차 이용 시 준중형 휘발유 차를 이용한다고 가정하고, 비행기는 에어버스 a321 기종으로, 배출계수는 2019년 영국 산업성 자료를 사용했다. 운송수단에 따른 탄소배출량은 다음과 같다.   


경로 1: 비행기 이용 = 231,996g
경로 2: 배 이용 = 50,998.5g


후쿠오카 행 페리를 선택할 경우 항공기를 선택하는 것보다 탄소배출량이 약 4배 이상 낮다.  연지윤 연구원은 “비행기의 탄소배출량이 월등하게 높아서, 일본 도착해서 자가용이 아니라 그 어떤 대중교통 이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못 따라 잡겠네요.” 라고 하셨다. 











"수세기 동안 범선들은 매우 느린 여행을 하여서 오늘날보다도 그 여행은 훨씬 더 극적이었다. 여행 기간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먼 거리만큼 지속되었다. 사람들은 지상에서나 바다 위에서나 이런 인간적인 느린 속도에 습관이 되어 있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비행기 여행이 대중화되기 전 범선의 여행은 훨씬 더 극적이고 훨씬 더 길었다. 비행기 여행은 느림 범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빠르고 편리하지만 여행은 인스턴트 식품처럼 간편하지만 깊은 맛을 느끼기 어려워졌다. 그래도 햇반이 맛있는 것처럼 인스턴트 비행기 여행도 너무 짜릿해서 문제다. 에너지 잡아먹는 하마인데, 알지만 너무 중독적이야! 


하지만 시간과 돈이 허락한다면 육로나 해로로 해외에 닿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다. 단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사서 하는 고생이 아니라 ‘디스이즈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느린 범선의 여행 그 순간을 경험한다는 것은 다른 세상을 알게 되는 느낌이다.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약 17시간. 배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이 터지는 카페에 갔던 때만 빼면 육지와 인터넷과 단절되는 디지털 디톡스에 강제로 처하게  된 시간이었다. 동굴에 갇힌 것처럼 2인용 객실에서 아늑하게 책을 읽으며 배를 타고 일본에 가닿기를 기다렸다. 


마침 집어든 책은 <<일단 멈춤, 교토>>. 배 안에서의 시간이 일단 멈춤의 그것이랄까. 카미카츠까지 비행기를 타면 배보다 약 8배 빠르고 탄소배출량은 약 5배 더 높다.  여행에 따른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배를 탔는데 막상 해보니 일상의 모든 소음이 걷힌 것 같은, 깜짝 선물로  주어진 시간 같았다. 


누워서 뒹글뒹글, 그리고 저녁과 아침 식사가 나온다! 크루즈야 뭬야 (페리에유 ㅋㅋ)



�Tmi 부산 - 오사카 배편 이야기 

1.제주도-목포 페리보다 낡은 느낌이었지만 나름 운치 있고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제주도-목포 페리는 이에 비하면 특급으로 좋다.) 

2. 총 금액으로 보면 최저가 항공료보다 약 2배 더 비싸다!! �� 크루즈 관광이야 뭬야… 배 타는 시간부터 여행의 시작으로 즐기며 숙박비까지 포함된다고 계산해야 진정된다.) 배에는 나이가 지극한 유럽의 단체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3. 출발 당일 저녁과 그 다음날 아침 식사가 나오고 저렴한 뷔페식이다.  신선하거나 맛있지는 않고 살아야 하니까 먹자, 하는 수준이다. 죄다 고기가 들어가 채식주의자들은 먹을 게 과일 뿐이니 고려하세요~ ��� 하지만 배 안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주전부리를 사먹을 수 있다.  

4. 정수기가 곳곳에 있다. 텀블러만 있으면 쓰레기 제로!   

5. 식당 그릇은 다회용품이지만 젓가락과 수저는 1회용을 사용하니 각자 수저 젓가락을 챙기자. 

6.  배 꼭대기에 위치한 카페에서만 느린 속도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밤에는 문을 닫는다. 이 기회에 인터넷 디톡스 톡톡히 해볼 수 있다.  반면 제주-목포 배편은 운항하는 동안 인터넷이 빵빵 터졌다.) 



와인 텀블러 리필 가능!



글| 알맹지기 금자 (고금숙) ko@alm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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