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오다가 어디로 갔나.

by 제밍





봄이 오듯 봄이 오지 않는다.

반팔을 꺼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봄볕이 내리쬐던 주말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조금 두터운 점퍼를 꺼내야 하나 싶은

어제와 오늘이 오듯.

가벼운 봄옷들을 하나둘 사두며

가벼워진 기분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도톰한 옷을 꺼내 입으며

기분이 더부룩해지듯이.

하나 둘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몽오리들은 온데간데없고
길바닥에 뭉텅이로 떨어진

오리가 발에 밟히듯.

봄기운에 나른해지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겨울바람을 맞듯 아려오는 마음뿐.

봄이 오듯 봄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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