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지실이는 가고, 나는 산으로 가고.
왜 저렇게 지실이가 들까,
한껏 따스해진 봄날에 코끝이 시리다며 코도리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엄마는 그랬다.
코도리를 하고 코를 이불에 처박아도 아린 느낌이 사라지지 않긴 하지만 재앙으로부터 오는 일이라고 치기에는 사소해서. 안쓰럽게 바라보는 엄마가 유난이지 않나 싶었다.
엄마도 지실이 들었잖아,
눈썹이 한껏 내려와 이마에 주름이 켜켜이 쌓이는 게 보기 싫어 장난 아닌 장난을 엄마에게 건넸다.
엄마는 그렇지, 말 한마디를 하고는 빤히 나를 봤다. 아닌가, 내가 아니라 저 너머를 봤던가.
우리 둘은 저 깊은 산에서 살아야 하나보다,
대뜸 가만히 어딘가를 보던 엄마는 그랬다.
나무랑 풀만 가득한 곳에서 우리 둘이 살면 지실이가 심심해서 떠나지 않겠냐고. 그 얘기를 하는 엄마 목소리가 숲처럼 깊어서 벌써 깊은 산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좋지, 근데 엄마 뱀 무서워하잖아,
엄마는 피식 웃더니 뱀이 나돌아 다니는 여름에는 산에 지어놓은 작은 집에서 꼼짝을 말자고.
여름에는 그렇게 가만히 지내다가 가을 겨울 되면 산 여기저기를 누비자고. 그렇게 나를, 아니 저 너머를 보며 말하는 엄마는 이미 가을 산에 들어가 있는 듯했다.
이미 엄마에게 든 지실이가 떠나버린 듯, 내게 든 지실이가 도망가 버린 듯. 그저 막연한 상상만으로도 편안해진 마음에 나는 엄마에게 그랬다.
응, 우리 둘이 저 깊은 산에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