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를 챙기면 그 시간만큼은 살아있다.
그렇게 번거로울 수가 없다, 매일 세 번의 끼니를 챙긴다는 일은. 바깥에서 지냈을 때야 발걸음이 딛는 곳곳마다 끼니를 대신 챙겨줄 식당이 즐비해있었으니
그저 오늘은 매운 걸 먹을지, 짭조름한 걸 먹을지만
고민하면 되는 일이었거늘.
지금은 냉장고 속 어떤 재료를 꺼내야 할지, 그 재료를 어떻게 손질해야 할지부터 고민하여야 하니 큰일인 것이다.
그렇다고 귀찮음을 핑계로 한 끼, 두 끼 건너뛰다 보면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다.
그저 한 끼, 두 끼 안 먹은 거 가지고 유난이다 싶겠지만
그냥 기분이 그렇다.
그저 한 끼지만, 그걸 못 챙챙겨 먹는 모습이 스스로가 참 그렇달까. 단순히 눈이 떠지니 앞을 보고, 아직은 아가미가 움직이는 장판 위 금붕어처럼.
오늘은 파스타 면을 한 움큼 집어 삶고 양파와 마늘을 썰어 볶다 새우와 명란을 넣어 버무렸다.
입안에서 톡톡 튀는 명란이 고소하고 중간중간 씹히는 마늘이 알싸하다. 그렇게 오늘 점심을 살았다.
그러곤 뭘 할지는 모르겠다.
책을 펴고 앉을지 다시 눈만 끔뻑이는 금붕어처럼 있을지.
그럼에도 오늘 점심은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