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IAF in COEX
미술 전공자로 미술 관련 쪽 일을 하면서 KIAF 참가 갤러리 소속 직원으로 키아프 행사를 3년 거쳤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뷰잉 룸(Viewing Room)으로 대체하고 이번 연도는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코로나라는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2021년 화랑미술제와 아트 부산 등 여러 아트페어에서 방탄의 RM 뿐만 아니라 많은 연예인들이 방문과 함께 억대 작품을 사들이고 미술 컬렉터들의 그동안 억눌렸던 수집욕이 폭발하듯 행사 때마다 최대 판매액을 올렸다. 이번에도 미술시장 호황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 이후 위축되었던 소비문화가 미술시장을 향해 보복 쇼핑의 형태로 나타나 미술작품을 향한 관심이 미술 전공자가 보기에 신기할 정도로 이전보다 높아졌다. 그리고 예전에는 5060 세대들이 주 컬렉터였다면 요즘엔 MZ세대의 젊은 컬렉터들이 많다고 한다.
왜 나만 빼고^^ 나도 그림 살만한 능력이 있었으면 :)...
한국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는 Korea International Art Fair의 약자로 스위스의 아트 바젤이나 런던 프리즈 못지않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이다. 장소는 매번 코엑스 A, B홀에서 진행되며 이전과 다르게 이번엔 vvip와 vip를 이틀로 나눠서 입장하고 일반 관람객은 3일 동안 오픈하는 5일간의 미술축제이다. 미대를 다니면서 작품 활동을 할 땐 오히려 아트페어보단 부산 비엔날레와 광주 비엔날레 등 비엔날레 전시를 많이 보러 다녔다. 그땐 작가가 순수 작업을 해야지 작품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게 말이 되냐라는 콧대 높은 예술가병이 있었다. 이후에 갤러리에서 일하기 시작하고 아트페어를 직접 눈으로 제대로 보게 되면서 갤러리에서 작품이 판매되는 현황과 현 미술시장의 동태, 아트페어 운영과 갤러리 고객 및 관람객들의 니즈까지, 한낱 우물 안 개구리였던 미대생이 생동감 있게 미술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키아프 참가 갤러리 중 국내 주요 갤러리뿐 아니라 해외에 본점을 두고 있는 해외 갤러리들도 많은데 이번엔 첫 참가 해외 갤러리인 청담동에 지점을 런칭한 베를린 쾨닉(König)갤러리와 뉴욕, 브뤼셀에 공간을 가진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 Gallery)는 키아프 서울이 처음이다. 독일 베를린의 대표 갤러리 에스더쉬퍼(Esther Schipper)와 베를린 페레스 프로젝트(Peres Projects)도 부산에서 작품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키아프 서울은 첫 참가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갤러리를 운영하는 VSF(Various Small Fires)도 키아프 서울의 신참내기다.
[출처 : 뉴스프리존(http://www.newsfreezone.co.kr)]
vvip 오픈 당일, 관람객 오픈 시간 4시간 전에 설치를 마친 갤러리 전경을 담았다. 벽에 작품이 걸릴 위치와 관람객들이 보기 좋게 동선을 생각한 작품 순서까지 각 갤러리들의 개성을 담은 설치가 돋보였다. 부스를 감각적으로 꾸민 갤러리들도 많았고 평면회화와 설치작품이 어우러져서 볼거리가 많다. 어떤 갤러리는 한 작품을 오래 보는 사람이 있어서 쳐다봤는데 알고 보니 사람이 아니라 조각상이었다. 그리고 어떤 갤러리 부스는 바깥 벽에 거울로 조각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작품 앞에서 사람들이 인스타 샷으로 셀피를 많이 찍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거울이든 유리든 비치는 작품은 사람들이 항상 줄 서면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 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키아프 참여 작가는 이름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작품과 함께 요새 핫하게 떠오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있다. 그리고 해외 유명 작가인 조지 콘도, 바바라 크루거 그리고 어릴 때 좋아했던 캐릭터 도라에몽을 표현한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도 있다.
이번 키아프엔 백화점이나 대형몰에서 볼 수 있는 안내표지판인 아트맵이라고 원하는 작가나 갤러리 검색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기계를 들여놔서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아래 사진은 ssg가 제휴 기업이라 이마트에서 후원한 큰 전광판 모습으로 미디어아트도 관람할 수 있다.
코엑스 전시 A홀과 B홀에는 중간중간 미술잡지 관련 책들을 판매하는 공간도 있고 전시 보느라 체력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당 충전할 수 있게 카페와 베이커리도 입점되어 있다. 이번엔 폴 바셋과 백미당 등 다양한 먹거리가 위치해 있다. 다리 아플 때 앉아서 아이스크림과 쿠키를 먹으며 한숨 돌릴 수 있다.
오픈 전날에 미리 설치를 마친 갤러리가 있는 반면 관람시간 오픈 직전까지 작품 위치 등을 변경하느라 아직까지 설치하는 갤러리들도 있다. 관람객들에게 최상의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열심인 갤러리와 관계자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행사기간 동안은 관람객들이 많아 앉지도 못하고 사람들을 응대해야 한다. 작품을 사려는 사람, 작품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 작가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답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의 점심시간뿐이다. 그래도 요령껏 화장실 가는 척하며 카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한다.
점심시간엔 입구 앞에 있는 1층의 테라로사 카페에 앉아 아이스 얼그레이 티와 레몬 파운드를 먹으며 잠시나마 휴식을 가졌다. 월급루팡이지만 도비의 삶이란..
(친한 사람이나 지인이 키아프 기간 동안 일한다고 하면 요깃거리를 꼭 사다 주세요 큰 힘이 됩니다)
이번 아트 부산에서 방탄의 RM과 아이돌들이 많이 왔다고 하는데 한 명도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오늘은 연예인들과 유명인들을 꽤 많이 봤다. 이동건, 소유진, 홍정욱, 유현준 교수, 황신혜, 노홍철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봤지만 나의 원픽은 류준열이었다. 평소에 좋아하던 연예인을 보니 심장에 큐피드 화살이 꽂힌 듯했다. 내 사랑 류준열을 보다니! 역시 마스크를 써도 연예인의 아우라는 일반인과 달랐다. 혜리가 너무 부러운 류준열 님, 봐서 정말 좋았어요ㅜㅜ
키아프는 참여 갤러리도 많고 코엑스 홀도 넓은 만큼 하루 종일 보아도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가 많지만 정작 보러 오면 전시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아트 토크 프로그램도 있어 유익한 문화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은 홍콩이었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 주위 친구들은 아트 바젤 보러 홍콩을 가기도 했다) 최근 정치불안과 한국시장 호황 등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또 내년부턴 키아프가 해외 아트페어 중 유명한 프리즈와 협업해 공동 진행을 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 어제 작품 설치를 끝내고 몸은 피곤하지만 전시 첫날인 vvip 오픈날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 올리는 따끈따끈한 생동감 있는 키아프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