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나
어둔 밤이 오면 님은 항상 서녘을 바라보셨죠
연유를 묻는 나의 조심스러움이 못 이겨 넘실대면
님은 다만, 난 한 줄기 햇살을 좇고 있는 거야-
그렇게만 살풋 말하고 말아버리네요
아, 내 님아. 왜 구태여 햇살일까요.
차마 던지지 못한 질문은 그래도, 그래도-
미련한 나를 보아달라는 칭얼댐으로 세상에 나지만요, 그치만
밤의 정오, 님을 향해 열심히 나를 불태우는 내 모습이 보이기는 하시려나
괜찮은가요 상관없나요 그냥
종일토록 품고 있던 그래서 내 속을 살라먹던
그런 한낮의 햇살이 너는 소중한거죠
그럼에도 내 역할은 그거에요
햇살 한줄기를 원하는 너에게 손을 펼쳐 건네주는 거...
그거면 된 거라고 나는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