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노벨경제학상은 미국 하버드대학 클라우디아 골딘 교수에게 돌아갔다. 경제사를 전공한 분으로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임금과 취업이 변한 과정을 수백 년 역사적 맥락에서 추적하고 논문을 발표했다.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와 임금이 변하는 궤적을 조사하며 그 변화의 배경과 Gender gap 남녀 간 차이가 어떻게 줄어들었는가 연구했다.
뉴욕 시에서 유태인 부모 아래 낳아 자랐다. 뉴욕의 오랜 명문고등학교 Bronx Science High School 브롱스과학고등학교를 나왔고 코넬대학교에서 학사를, 1972년 시카고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1972년부터 1990년까지 위스콘신주립대학, 프린스턴대학, 펜실배니아대학에서 교수를 했고 1990년 하버드대학에 부임해서 여성교수 최초로 하버드대학 경제학과에서 종신교수 임용을 받았다. 시카고대학 박사논문 지도교수가 Robert Fogel 경제사 전공으로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분이었다.
골딘 교수가 처음부터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참여를 연구한 것은 아니었다. Industrial Organization 산업조직론을 공부하다가 경제사로 눈을 돌렸고, 이 두 가지 영역에서 200년 넘게 미국 노동시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참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주목했다. 골딘 교수가 이 주제를 연구하기 전까지는 남녀 임금의 차이가 벌어지는 배경을 주로 교육수준이나 직업선택의 변수로 설명했다. 그런데, 똑같은 직종, 똑같은 직무에서도 벌어지는 현상에 집중한 골딘 교수는 여성이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그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선진국 대다수 나라들에서 남녀평등 이슈가 정치사회적으로 떠오르면서 여성차별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이 쏟아져 나왔고, 이들 정책의 배경에 골딘 교수의 연구업적이 뒷받침을 했다.
남편이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Lawrence Katz 카츠 교수이고, 제자들 가운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Cecilia Rouse,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과 Leah Boustan 교수가 유명하다. 한국인으로서 하버드대학 경제학과에서 박사를 한 분들 가운데 내가 아는 바로는 골딘 교수 제자는 없다. 사회과학은 물론 자연과학을 포함해도 여성 경제학박사 비중이 낮은 현상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