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영섭 Aug 05. 2024

자서전

탄생

 1997년 4월 3일, 10시간의 진통 끝에 태어난 나는 모두의 축복 속에서 탄생했다. 그 해에만 한국에서 67만 여명이 태어났고 나의 탄생이 뭐가 특별하겠냐마는 가족들에게 나의 존재는 소중했나보다.

 나의 아버지는 1남 6녀 중 여섯째로 할머니는 아들을 낳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셨다고 한다. 특히 대를 이어가는게 소중했던 그 시절에는 장손이 태어나는 게 큰 기쁨이었겠지?

 우리 할머니는 무당이셨다. 항상 집안에는 법당이 방 한켠에 있었고 굿으로 돈을 버셨다고 한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부모님은 천주교 신자다. 어머니 집안은 독실한 천주교 집안이었는데 우리집 문 앞에는 부적이 붙어져있고 방에는 성모마리아와 예수님이 계시니 참으로 독특한 풍경이다.

 할아버지는 알콜중독이셨다. 아빠가 어릴때는 매일 술만 먹으면 행패를 부리고 다녔다고 한다. 항상 불안에 떨며 살았고 할머니는 그 상황을 피하고자 자식을 두고 도망다니기도 했단다. 아빠와 고모들은 아직까지도 어린 시절의 상처들을 지금까지도 하소연한다.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

 여튼 나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태어났다. 정확하게 말하면 태어나졌다. 눈 떠보니 고모가 6명이었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새로운 집을 짓고 함께 살게 되었다.

 할머니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를 대통령님이라고 부르신다. 나중에 꼭 큰일을 낼 사람이 되길 바라셨나보다. 많은 대통령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갔는지 아신다면 놀라실텐데 허허..

 내가 태어난 년도에는 IMF가 터졌다. 다행히 부모님께서 큰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그때 큰 돈 들여서 지은 집이 반토막 났다고 한다. 영웅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탄생한다더니 내가 그려려나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수많은 에피소드와 고민들을 쌓아왔다. 물론 나보다 훨씬 힘든 사람들도 많겠지만 여기는 내 이야기를 쓰는 공간이니 나의 삶에 집중하고자 한다.

 정말로 내가 힘들었던 건 힘듦 그 자체가 아니라 함께 공감하고 나눌 수 없다는 거에 대한 외로움이었던 거 같다. 과연 누가 내 이야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누군가는 내 삶을 부러워하고 시기질투하거나 혹은 아예 무시하고 짓밟아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근데 한가지 장담할 수 있는 건 내가 살아온 삶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쌓아논 이야기가 많으니까 여기서 만큼은 맘껏 내 이야기를 풀것이다.

 가정사, 학창시절, 친구관계, 공황장애, 칩거생활, 입시 실패, 서울살이, 제주살이, 갑질, 열등감과 자격지심 등등.. 크게 이정도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을거 같다.

 만약 누군가 이 글을 본다면 한명이라도 공감하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나는 평생을 외로움 속에서 살았기에,, 어쩌면 사랑받고 싶은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고자 한다. 두서가 없더라도 이렇게 정리해나가는 것이 내 감정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거 같다. 이제 다음 이야기에서 쓰도록 하고 자야겠다. 그럼 이만!

작가의 이전글 호주 워홀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