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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불안

by 하영섭

이제 진짜 시험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최근에는 할머니 장례를 치르기도 했고.. 밤에 아무도 없는 장례식장을 둘러보며 삶이라는건 참 덧없는거구나 라는것을 많이 느꼈다. 난생 처음 장례식이라는걸 겪어보기도 했다. 할머니가 많이 아프셨기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슬픔의 감정이라기보다는 공허함이랄까? 텅빈 마음이 많이 느껴진거 같다. 나도 언젠가는 죽을테고, 저렇게 저 자리에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편안하게 가셨다고 하고, 가족들도 오랜만에 모일수 있게 만들어주신거 같다. 사실은 이런 경험을 하면서 내 처지와 상황에 대해서 더 실감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취업해서 용돈 한번 드린적이 없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가장 힘들때, 만약 죽는다면 내 장례식에는 아무도 안올거 같다는 생각에 슬퍼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위로를 받으며, 그리고 친구들까지 이렇게 와주는 모습을 보고 나 그래도 나름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솔직히 장례를 치르고 나니까 컨디션이 뒤죽박죽이 되어서 다시 몰입하고 집중하기가 힘들다. 물론 다 핑계겠지만,, 지난주에는 원서접수를 했다! 지역선택도 치열하게 고민했는데 결국 마음이 시키는데로 소신지원을 해버렸다. 그게 후회가 남지 않을것 같았다.

경기도로 지원했고 공사립 동시지원이 된다고 해서 사립은 파주로 했다. 사람이 많이 몰리긴 하더라,, 여튼 이렇게 사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내 주변사람들은 하나둘 자리 잡아가는거 같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즐겁게 노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것도 아닌, 어정쩡한 삶을 지내는것만 같다. 그래서 그런 생각들에 사로잡혀 괴로움과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거 같다.

나는 항상 진심이었다. 한번도 내 인생을 대하는데 있어서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교사를 준비하는 지금에서도 정말 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크고, 내가 겪어온 과정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불안하다. 만약에 시험에 떨어지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며 위로하고 다짐하지만 잘 모르겠다. 아마 내년에는 서울로 올라가야할거 같다. 노량진 고시촌에 들어가더라도,, 대구에 지내면서 내가 너무 부모님에게 의존적이게 되는것만 같아 이제는 확실히 독립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제는 시험 준비를 또 하더라도 일을 구해서 하는게 맞겠다는 판단을 했다.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글을 쓰는것 역시 마음이 불안해서 잠이 안온다. 내가 겪어온 시간과 삶들,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 지금 현재의 내 마음이 모여 나를 붙잡고 있는거 같다. 이제는 힘든 기억들은 떨쳐버려도 되는데 말이다,,

이 글을 쓰고 나면 다음은 시험 직전이 될거 같다. 글을 쓸수 있다는게 참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적고나면 그래도 마음이 안정되고 생각정리가 되는거 같다. 이제 유튜브는 강의 컨텐츠만 올리고, 해야할 공부는 순서대로 차근차근 쳐내려고 한다.

내가 누누히 말하는거지만, 각자 자기의 삶을 대충 사는 사람은 없다. 비교를 하면 한도 끝도 없기에, 노력을 기준으로 함부로 평가하고 판단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본인 인생인데 누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살고 있겠나. 그렇기에 모두는 소중하고, 결국에는 누구나 다 열심히 살아가기 때문에 멘탈관리와 사람들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을수 있는 힘, 꾸준히 할수 있는 체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내년에 어떻게 살지 확실히 마음을 정하고 기운거 같다. 합격한다면 너무 감사하게 발령 받는대로 일을 하는거고, 사립이면 파주에서 살게될거고, 떨어진다면 노량진으로 가서 직강 들으면서 공부하고 기간제 교사든 상담센터 일이든 구해서 지내려고 한다. 집도 구하고! 동생이 서울로 대학원을 간다면 같이 지내도 괜찮을거 같다.

다른 사람들은 나만큼의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려나? 얘길 들어보면 누구나 각자의 고민이 있고 힘듦을 안고 살아가는거 같다. 근데 나의 근원적인 불안은 존재 자체에 대한거 같다.

이번에 깨달음의 장이라고 법륜스님이 있는 정토회에 다녀왔는데, 확실히 나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말할수 있는 용기가 생긴거 같다. 물론 아직까지 조언을 구하거나 그런건 힘들긴 하지만,, 여튼 나라는 사람의 기본정서는 불안인거 같다. 참 살면서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려고 정말 최선을 다하면서 지냈던거 같다. 무리에서 따돌림 당하고, 혼자 지내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너무나도 외롭고 죽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는데, 누군갈 미워하는 마음이라기보다는 그시절의 나를 생각하면 너무 깊은 감정적인 상처를 받은 내 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도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한다. 언제 어떻게 돌변해서 나를 괴롭힐지도 모르는 일이고, 진심이었던 마음이 처참하게 뭉개지는 경험도 했었기에 단체생활을 하는것도 너무 괴롭다. 한다면 어떻게든 하겠지만, 내가 견딜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직장생활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석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 나는 그렇게 어렵고 힘들다.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고 따돌림 당하는 그 기분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나는 안다. 고독감,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담배보다 해롭다고 한다. 내가 그걸 뼛속깊이 느껴봤기에 진심으로 소외된 이들을 돕고 싶다. 그 마음이 잘 전달되어서 그에 맞는 일을 할수 있으면 좋겠다. 쉽진 않겠지만, 앞으로 남은 한달간 계획한 방향대로 실천한다면 그래도 후회는 안남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간절한 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잘 살아보고 싶다. 이제는 정착해서 앞으로 나만의 삶을 잘 지내보고 싶다. 그래도 글 쓰다보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듯 ㅎㅎ,, 그럼 이만 자라 가봐야겠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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