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느끼고, 생각하기
수요일은 늘 그렇다.
하루 중 가장 길고, 가장 고단한 날이다.
아파트 단지에 도착해서 주차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문을 열자마자 가방도 그대로 둔 채 블로그를 열었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씻지도 않고, 단지 오늘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기록하지 않으면 잊힐 것 같아서.
오늘은 오전 10시에 출근했다.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출근이지만, 이 1시간이란 게 참 소중하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느냐에 따라 피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내일 수업은 네 건이나 취소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여유가 생겼고, 심리적으로도 한결 가벼운 상태다.
하지만 참, 매일 같은 루틴을 지킨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하루의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정신이 흐릿해지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듯 잠들기 일쑤다.
어떤 날은 “바빠서 못 했다”는 말을 하기 싫어 억지로 책상에 앉아보지만, 잠과 싸우다 고개를 까닥까닥 졸다가 결국 그대로 잠든 적도 있었다.
나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게 아깝다.
그래서 오늘은 몸이 지친 상태 그대로,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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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동안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속에서 나도 모르게 계속 배운다.
듣고,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결국 삶을 결정짓는 건 ‘태도’라는 사실에 자주 도달하게 된다.
나는 내 생각이 언제나 옳다고 고집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또한 누군가의 의견을 무작정 반박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 그게 결국 ‘올바른 태도’라고 믿는다.
오늘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더라도,
그 결과 앞에서 순응할 줄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나의 태도’다.
나도 힘들다.
누구보다 인간적으로 힘든 순간들이 있고, 포기하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런데 나는 그럴수록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지금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내가 더 해볼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위로를 타인에게서 받지 않는다.
대신 나 자신에게 묻고, 대답을 찾으려 한다.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그게 나에겐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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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지금 내 하루가 무거워도,
결국은 마음이 편안한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잘 안 풀리는 날에도,
그저 이렇게 혼잣말처럼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믿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