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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서 Sep 14. 2024

09. 돌싱들의 연애 유형 1

돌싱 라이프 


참 이상하지.
나이 들어 보니 친한 친구들 팔자가 비슷하더라.
대학 동기 셋이 절친인데 다 이혼을 했어

오랜 인연은 결국 끼리끼리라는 언니의 이야기에 내 주변을 살펴보았다. 내 주변에는 이혼이 없다. 중 고등학교 친구들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대학 동기들도 속내는 모르지만 부부 사이가 좋아 보인다. 사회에 나와서 친해진 언니들도 다들 부부 사이좋은 유부녀. 원래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은 있어도 이혼한 경우는 딱 한 모임뿐이다. 그 모임은 나와 인연이 닿기 전부터 이혼을 했으니 나이 들어 비슷해진 팔자 유형은 아니다.


"저는 아닌가 봐요"

이혼율이 높다고 하는데 내 친구들은 아니다. 나만 별종인가. 이혼은 우리 대화의 소재가 된 적이 거의 없다. 듣게 된다면 본인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의 오빠, 혹은 동생의 인생이었을 뿐. 내가 이혼을 하고 난 후,  대화가 달라졌다. 싱글이 된 나 때문에 '복잡한 연애사' 이야기가 늘어났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속을 터 놓고 싶다는 생각에 싱글 카페에 가입해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듣게 되는 에피소드가 풍성해졌고, 유부녀들은 중년이 되면서 잊었던 연애 감성을 남의 연애사를 통해 경험하는 일을 드라마 보듯 재미있어했다.


유튜브에서 #중년돌싱 이란 단어로 프로그램 검색을 해본 적이 있다. 이혼녀 혹은 돌싱이란 단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이 정도인 걸까. 막장 드라마나 19금 영화스러운 알고리즘이 많이 보여서 괜히 검색했다고 후회한 적이 있다. 나도 그렇게 보일까?


이혼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이런 건가, 씁쓸했다.  꼬시기 쉬운 상대. 중년의 이혼녀는 그런 이미지였다. 연애, 까짓 거  쉽게 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고 수용하는 일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내가 아는 돌싱들은 그랬다.  우리나라 돌싱이 모두 가입한 것 같은 거대 카페에서도 재혼이 성공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재혼에 성공을 한 후에 다시 이혼하는 경우도 있어서 결혼 생활유지가 쉽지 않다는 것 또한 간접 경험으로 듣기도 한다.


재혼은 어렵다지만 연애는 쉬운가? 나는 어렵다. 첫사랑과 결혼해서 23년을 함께해서 그런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낯설다. 나는 어려워도 누군가의 연애를 지켜보는 일은 재미있다. '카더라'에 속하는 가벼운 가십이지만  드라마를 현실에서 만나는 느낌. 그동안 타인의 삶의 관찰하며 정리하고 싶은 재사랑의 고찰은 이러하다.


금사빠형


주변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나, 온라인에서 보면 있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혼은 축복이겠다. 골라먹는 재미처럼 골라 사귀는 재미도 있을는지. 이성이 그렇게나 금방 좋아지고, 옆에 짝이 없으면 그리 시린지... 그래서 누군가 오기만 하면 바로 하트가 솟구치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으나 환승연애하듯 바로 사람을 갈아타며 연애를 일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애한다고 소문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가 바뀌어 있다. 능력도 좋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바로바로 솟구칠 수 있는 건지, 정말 좋아서 연애를 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생활용품이 떨어지면 불편하고 아쉬운,

그런  마음으로 연애를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연애형


배우자로부터 충분한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이혼을 한 경우, 결핍 때문인지 사랑받고 싶어 한다. 결핍을 채우고자 하는 욕망을 잊지 않는다. 처음에는 결혼생활이 짧거나 젊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결혼생활이 길수록 함께 지낸다는 것이 힘들어서 연애에 대한 욕망이 그리 강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결혼생활을 오래 할수록 애정결핍도 오래되었는지 오히려 더 갈구하는 사람도 있다.

 

기본적으로 남녀가 다르다. 이혼을 할 시기면 대체로 중장년이다. 중장년의 남성은 여성들과는 달리 연애에 대한 애착이 좀 더 강하다. 남성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지도 모르겠다. 20대의 젊은 남성도 능력만 되면 연애와 결혼은 하고 싶다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다.


연애나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들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여성들도 꽤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여성의 연애 욕망은  결혼 기간과 상관이 없어 보인다. 결혼 기간이 짧은 여성도 이성과의 연애에 관심이 전혀 없는 돌싱도 있고, 결혼 기간이 꽤 길었음에도 연애를 갈망하는 여성도 있다.  여성의 경우는 나이가 들면 시도하려는 의지가 많이 줄어든다. 어느 순간부터는 귀찮은지 애쓰지 않는 모습도 본다. 혼자 사는 삶도 괜찮다면서 오히려 누가 옆에 있으면 신경 쓰이고 싫다고 하는데, 핑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여성은 진정한 홀로서기가 가뿐하다. 일찍 남편과 사별한 한국 여성들 중에서'남자가 뭐예요?' 스타일의 여성을  만날 수 있다.


정리하면 남녀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결혼생활의 짧고 긴 시간과는 달리, 성향에 따라 연애를 갈구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막상 실행력은 없을지 모르겠으나 돌싱이 된 이유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알콩달콩 사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썸형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연애는 귀찮은데 외롭기는 한 유형들.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아서 새로운 사랑을 해보고는 싶은데 진도 나가는 것이 꺼려지는 유형도 있고, 결혼 생활이 행복했기에 외로움도 커서 누군가를 만나고는 싶은데 역시 진도 나가는 것이 꺼려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 영역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이 싫고, 신경 쓰는 짝꿍이 생기는 것이 벅차다.


연애는  자신 없지만, 혼자서 보내는 시간은 단조로우니 티키타카만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까워지는 게 부담스럽고 혼자는 싫어요."  평소에 톡 하고 어쩌다 만나서 차 마시는 정도만 유지한다. 상대가 그 이상을 원하면 거기서부터 뒷걸음질을 친다. 그리고 상대를 바꾼다. 썸까지. 이 이상은 노.  환승연애처럼 환승썸만 누린다. 이것에 만족한다.


이어지는 고찰은 다음 편에 계속!




© yuli_superson,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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