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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May 19. 2024

고사성어 365

5월 19일: 공인공구(功人功狗)

5월 19일의 고사성어(140)


공인공구(功人功狗) 


* 사람의 공과 사냥개의 공

*《사기》 <고조본기>, <소상국세가>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특이한 사자성어인데 두 글자씩 순서를 바꿔 ‘인공구공(人功狗功)’, ‘공구공인(功狗功人)’이라고도 쓰는데 뜻한 다 한 가지다. 

유방은 절대열세의 전력을 뒤집어 항우를 꺾고 천하를 평정했다. 그때가 기원전 202년이었고, 천하를 놓고 항우와 본격적으로 패권을 다툰 지 5년 만이었다. 천하평정의 다음 수순은 공을 세운 사람들에 대한 논공행상(論功行賞)이었다. 가장 관심의 대상이었던 1등 공신은 유방과 같은 고장 출신이자 친구인 참모 소하(蕭何)로 결정되었다. 적지 않은 반발이 뒤따랐다. 특히, 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무장들의 불만과 반발은 거의 반란을 일으킬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유방은 이들의 불만에 일일이 대응하며 이렇게 말했다. 


* 유  방: 그대들이 사냥을 아는가?

* 공신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물론 압니다.

* 유  방: 사냥에서 짐승이나 토끼를 쫓아가 죽이는 것은 사냥개지만, 개의 줄을 놓아 (짐승이 있는) 방향을 지시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대들은 짐승을 잡았을 뿐이니 ‘사냥개의 공로’와 같다. 그러나 소하로 말하자면 개의 줄을 놓아 방향을 지시하는 사람이니 ‘사냥꾼의 공로’와 같다. 


이 대목에서 사냥개의 공로란 뜻의 ‘구공(狗功)’과 사냥꾼의 공로란 뜻의 ‘인공(人功)’이란 단어가 나왔다. 특히 유방은 개의 ‘줄을 놓아 사냥감이 있는 곳을 지시한다’는 뜻의 ‘발종지시(發踪指示)’를 두 번이나 반복하며 ‘줄을 놓아 사냥감이 있는 곳을 지시하는’ 사냥꾼의 역할을 강조했다. 즉, 사냥개와 사냥꾼 중 누가 더 큰 상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유방의 쾌도난마(快刀亂麻) 같은 논리다. 공신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유방의 ‘사냥꾼과 사냥개’ 논리가 탄생했다. 이 논리는 언제나 예민한 문제인 ‘논공행상’에서 충분히 참고할 만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공인공구(功人功狗) 인공구공(人功狗功) 공구공인(功狗功人)

* 논공행상(論功行賞)

* 벌종지시(發踪指示)

* 쾌도난마(快刀亂麻)

평민 출신의 언어는 쉽고 간결했다. ‘공인공구’도 그랬다. 그림은 논공행상 장면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5월 19일

- 도부동(道不同), 불상위모(不相爲謀) 

- 길이 같지 않으면 함께 꾀하지 않는다.

https://youtu.be/iW7IkPtYbQ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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