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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Jun 12. 2024

고사성어 365

6월 12일: 도필지리(刀筆之吏)

6월 12일의 고사성어(164)


도필지리(刀筆之吏) 


* 도필리

* 《사기》 <소상국세가>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기원전 221년 진(秦) 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엄격한 법치도 한몫을 했다. 상앙(商鞅, 기원전 약 390~기원전 338)이 변법개혁을 실시한 이후 엄격한 법의 부산물로 법에 정통한 이른바 ‘법리(法吏)’가 탄생한 것도 당연했다. 이들 법리는 법에 정통해야 함은 물론 각종 문서를 작성할 줄 알아야 했다. 당시에는 죽간에다 글자를 쓰거나 새겼기 때문에 법리들은 늘 붓이나 칼을 가지고 다녔다. 여기에서 ‘도필리(刀筆吏)’란 이름이 생겨났다.(죽간이나 목간에 붓으로 판결문 따위를 쓰는데 혹 틀리게 쓰면 칼로 긁어내고 다시 썼기 때문에 붓과 칼을 같이 지니고 다녔다.) 법리는 통상 각종 범죄사건을 다루었으므로 옥리(獄吏)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결국 법리, 도필리, 옥리는 한 뿌리인 셈이다.

‘도필리’란 말은 <소상국세가>에 보인다. 유방(劉邦)이 천하를 재통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소하(蕭何, ?~기원전 193)는 그 공을 인정받아 재상이 되는데, 사실 소하는 유방에게 귀의하기 전에 진나라에서 ‘도필리’를 지냈다. 진나라는 법리들을 상당히 존중했고, 한나라 초기만 해도 법리 출신의 관리들이 조정에 꽤 많이 발탁되어 일을 했던 것 같다. 

한 무제 이후 유가(儒家)가 모든 사상을 물리치고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으면서 법리, 즉 도필리들은 유교적 소양을 갖춘 유생형 관리들로 대체된다. 사마천이 청렴한 도필리와 부패한 도필리를 선명하게 대비되는 <순리열전>과 <혹리열전>을 편성한 것도 역사와 더불어 부침을 거듭한 법리들의 행적을 밝히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마천은 이를 통해 법리의 본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법리가 부패하여 변질하면 무엇이라 부를까? 흔히 ‘탐관오리’라는 말로 부르지만, ‘속리(俗吏)’라는 아주 간결한 표현도 있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도필지리(刀筆之吏)

도필리 출신으로 유방을 보좌하여 승상의 자리에까지 오른 소하(출처: 김영수)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6월 12일

- 택서차(擇壻車) 

- 사위를 고르기 위해 늘어선 수레

https://youtu.be/x6HXmBJjW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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