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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Jun 29. 2024

고사성어 365

6월 29일: 조진모초(朝晉暮楚)

6월 29일의 고사성어(181)


조진모초(朝晉暮楚)


* 아침에는 진, 저녁에는 초

* 《사기》 <회음후열전> 외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춘추전국 시대 제후국들 사이의 대립과 경쟁이 격화되었다. 힘이 약한 소국들은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강한 쪽에 붙을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춘추시대 정(鄭) 나라는 ‘구주(九州)의 목구멍’(구주지인후九州之咽喉)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중원 요충지에 위치했지만 국력이 약해 사방으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특히 북쪽의 강국 진(晉)과 남쪽의 강자 초(楚)의 눈치를 봐가며 외교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나온 사자성어가 ‘조진모초’ 또는 ‘조초모진’이다. 아침에는 진나라 또는 초나라에 가서 붙었다가 저녁에는 초나라 또는 진나라에 가서 붙는다는 뜻이다.

《사기》 <조세가>에는 ‘부진기초(附晉棄楚)’란 표현이 보인다. ‘진에 가서 붙어 초를 버린다’는 뜻인데 ‘조진모초’와 같은 뜻이다. 또 <공자세가>에는 “강대한 제(齊)가 노(魯)와 가까웠다. 노는 작고 약해 초(楚)에 붙으면 진(晉)이 노하고, 진에 붙으면 초가 공격해 왔으며, 제를 소홀히 하면 제의 군대가 노를 침략했다”라는 대목이 있다. 

이 대목을 ‘조진모초’에 빗대어 축약하면 ‘초에 가서 붙었더니 진이 성을 낸다’는 ‘부초진노(附楚晉怒)’, ‘진에 가서 붙었더니 초가 공격한다’는 ‘부진초벌(附晉楚伐)’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쪽이나 약소국의 비애를 비유하는 성어인데, 훗날 이 성어는 자기 주관을 갖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행동이나 심리 상태를 비유하는 의미로도 확대되었다. 

‘조진모초’ 등은 단순히 강대국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약소국의 비애를 나타내는 성어가 아니라 외교책략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형세를 잘 살펴서 균형 잡힌 외교정책을 펼친다면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생존과 자강의 기회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조진모초(朝晉暮楚)

* 구주지인후(九州之咽喉)

* 부진기초(附晉棄楚)

* 부초진노(附楚晉怒)

* 부진초벌(附晉楚伐)

춘추시대 지도와 ‘구주의 목구멍’ 정나라의 위치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6월 29일

- 숙맥불변(菽麥不辨) 

- 콩인지 보리인지 가릴 줄 모른다.

https://youtu.be/APPecoCT2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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