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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Jul 09. 2024

고사성어 365

7월 9일: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7월 9일의 고사성어(191)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 내가 원치 않으면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

* 《논어》 <안연>, <위령공>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이 명구를 혹자는 《논어》 전체를 통 털어 10대 명구의 하나로 꼽기도 한다. 먼저 <안연> 편의 관련 부분을 좀 더 보자.


자공: 평생 동안 몸소 실천해야 할 말씀 하나만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공자: 서(恕, 용서)가 아니겠느냐? 내가 원치 않으면 남에게 베풀지 말라.


<위령공편>에도 같은 대목이 있다. 취임 이듬해인 2014년 7월 시진핑 주석은 제6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하면서 이 대목을 언급했다. 말하자면 미국의 일방적 행보 내지 막무가내식 대외정책을 염두에 둔 다분히 계산된 발언이었다. 상대국이 원치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하거늘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비판을 이 구절에 실어 전한 것이다.  

기업경영에는 늘 경쟁과 협상이 오간다. 이 과정에서 흔히 기업의 외형적 크기만을 가지고 상대를 윽박지르고 굴복을 강요하는 일이 흔하다. 합병이 진행될 때는 더욱 그렇다. 한 순간 힘의 우위를 가지고 상대를 굴복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일방적 방식은 큰 후유증을 낳는다. 내 방식을 인정받고 싶다면, 상대의 방식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을 가지고 협상에 나서고, 기꺼이 승복하게 된다. 

기업은 기업마다 그 나름의 정서와 문화가 있다. 물리적으로 상대 기업을 압박하고 합병할 수는 있어도 그 물리적 힘만으로는 조직원들의 화학적 결합까지 기대할 수는 없다. 조직원 사이의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 조직은 어느 순간 와해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직원들의 허심탄회한 상호인정과 승복을 받아내려면 상대 기업의 정서와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공자의 말씀이 의미하는 바가 결코 만만치 않다. 또 공자가 앞서 말한 서(恕)의 의미가 심상치 않다. 상대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헤아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소불욕, 물시어인’을 외교 무대에서 활용했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7월 8일

- 식우기(食牛氣) 

- 소를 먹어치울 기세

https://youtu.be/9Ph9gRyk7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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