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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Jul 21. 2024

고사성어 365

7월 21일: 종불이천하지병이리일인(終不以天下之病而利一人)!

7월 21일의 고사성어(203)


종불이천하지병이리일인(終不以天下之病而利一人)!


*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세상 모든 사람이 손해를 볼 수는 없지 않은가!

* 《사기》 <오제본기>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사기》 130편 중 첫 편인 <오제본기>에 묘사된 제왕들의 이미지는 완전무결에 가깝다. 이는 통치자가가 갖추어야 할 지고의 가치를 ‘덕(德)’으로 본 고대 중국인들의 희망 사항을 사마천이 충실하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덕’이란 얼핏 낡아 보이긴 하지만 지도자의 자질검증에 있어서 여전히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덕’은 지금 더 필요한 리더십인지 모른다. 사마천이 제시하고 있는 5제의 미덕을 보면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당연한 자질(인간성, 도덕성 등등=당위성)과 선택적 조건(외모, 출신, 재산 등등=필요성)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우리들의 가소로운 망설임을 반성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전설 속 요(堯)와 순(舜) 임금은 흔히들 ‘요순시대’라고 말하는 유토피아를 구현한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수천 년 동안 깊게 각인되어 있다. 더욱이 요가 천하의 권력을 아들 단주(丹朱)에게 물려주지 않고 민간에서 효성으로 이름난 순을 발탁하여 대권 교육을 시킨 다음 권좌를 순에게 넘겨준다. 그러면서 남긴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세상 모든 사람이 손해 볼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말은 글자 하나하나가 비수가 되어 우리의 폐부를 찌른다.

흔히들 ‘사람 되기’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사람 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한 가지 조건만 갖추면 된다. 다름 아닌 ‘사심(私心)’을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가장 기본적인 조건조차 갖추지 못하고 산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란 사람들은 더 그런 것 같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많은 자질 중에서도 공과 사의 구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리더의 판단과 결정에 사사로운 욕심이 개입될 경우 그 악영향은 조직의 크기에 비례해서 커지기 때문이다. 후계자 문제에 있어서 사욕은 더더욱 심각하다. 기업 경영권은 말할 것도 없고 교회까지 자식들에게 물려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 현실을 보노라면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세상 사람이 손해를 볼 수 없지 않은가’라는 요 임금의 선언은 그 울림이 큰 만큼 더 공허하게 들린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종불이천하지병이리일인(終不以天下之病而利一人)

요가 순에게 임금 자리를 양보한 고사는 ‘선양(禪讓)’으로 불리며 이상적 권력계승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림은 이를 나타낸 벽돌그림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7월 21일

- 연지정(胭脂井) 

- 미녀가 숨은 우물

https://youtu.be/dRQ4eWvXm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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