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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Jul 27. 2024

고사성어 365

7월 27일: 역족자취호인(力足者取乎人), 역부족자취호신(力不足者取乎神)

7월 27일의 고사성어(209)


역족자취호인(力足者取乎人), 역부족자취호신(力不足者取乎神).


* 강한 사람은 사람의 힘을 빌리고, 약한 사람은 귀신의 힘을 빌린다.

* 당, 유종원(柳宗元) 《비국어(非國語)》(상) <신강우신(神降于莘)>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당나라 때의 문장가 유종원(773~819)은 저 아득한 전설시대 요 임금이나 순 임금도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사람의 힘을 믿었다고 했다.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사람의 힘을 의심하고 귀신 따위의 힘을 빌려 세상 사람을 속이려 든다.

이 말은 위정자의 통치 방식을 지적한 명구로 꼽힌다. 신료들과 백성들을 믿는 위정자라면 그들의 힘을 빌려 나라를 이끈다. 이런 위정자가 진정 강한 위정자이다. 반면, 백성들과 인재들을 믿지 못하고 그저 자신에게 아부하는 간신배 몇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위정자는 대체로 사람의 힘이 아닌 귀신 따위와 같은 미신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위정자는 약한 위정자라는 것인데, 자기 혼자만 약하면 별 문제가 없겠으나 국력과 백성들의 힘까지 약하게 만든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나서 도와준다느니, 전체를 보면 그런 기운이 느껴진다느니 하는 요상한 언사를 일삼는 자가 21세기 대명천지에 버젓이 위정자 행세를 한 적이 있는 우리로서는 이 지적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여기에 종교의 탈을 쓰고 미신보다 더한 헛소리를 일삼는 자들도 넘쳐 난다. 의문과 의심이 없는 절대 믿음은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맹신이자 아편이다. 종교와 미신은 종이 한 장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경계선에 인간의 지각(知覺)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귀신에 홀린 위정자 가족 때문에 큰 난리에 빠져 있다. 겪고도 정신 차리지 못한 우리 탓이 크다. 어리석은 자는 과거에서도 배우지 못한다고 했다. 정신 차리자!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역족자취호인(力足者取乎人), 역부족자취호신(力不足者取乎神).

당나라 때의 지식인 유종원은 공허한 수식과 기교에만 빠져 있던 당시 문단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는 고문운동을 제창했다. 그런 그가 헛된 미신을 배격한 것은 당연했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7월 27일

- 고굉(股肱)

- 다리와 팔

https://youtu.be/TtvKAsrd1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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