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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Aug 07. 2024

고사성어 365

8월 6일: 부귀즉친척외구지(富貴則親戚畏懼之), 빈천즉경이지(貧賤則輕易之

8월 6일의 고사성어(219)


부귀즉친척외구지(富貴則親戚畏懼之), 빈천즉경이지(貧賤則輕易之).


* 부귀하면 친척도 두려워하고, 가난하고 천하면 경멸한다.

* 《사기》 <소진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위의 명언은 무명 시절에는 욕하고 깔보던 아내와 형수가 출세한 자신을 보고는 굽실거리자, 소진(蘇秦, ?~기원전 284)이 탄식을 하며 한 말이다. 세상의 인심이라는 것이 다 그런 것인지? 소진의 탄식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과학과 산업은 눈이 돌아버릴 정도로 발전했지만, 인간은 하나도 현명해지지 않았다. 아니, 그 옛날보다 더 어리석어진 것은 아닌지, 이런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즈음이다.

소진은 전국 말기 합종책(合縱策)이라는 외교정책 내지 천하의 정세에 대한 자기만의 빅 픽처(Big Picture)를 들고 6국이 연합하여 강대국 진(秦) 나라에 맞서야 한다며 천하를 떠돌며 외친 유세가였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국제 외교관계 로비스트(lobbyist)였다.

그는 젊어서 형제와 형수 그리고 심지어는 아내에게 쓸데없는 공부만 한다고 괄시를 당했다. 첫 유세에 실패한 소진은 ‘대들보에 머리카락을 매달고(두현량)’ ‘송곳으로 허벅지를 찔러(추자고)’ 졸음을 쫓는 지독한 공부에 몰두한 결과 마침내 6국 전체를 대표하는 총 재상이 되어 금의환향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옛날 자신을 비웃던 친척들조차 소진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비굴하게 굽실거렸다. 이에 소진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이 말을 뱉은 다음 곧이어 이렇게 탄식했다.


“(친인척도 이런데) 하물며 다른 세상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만약 그 옛날 나에게 낙양성 가까운 곳에 약간의 땅만 있었더라면, 내가 어찌 지금처럼 6국의 정승을 대표할 수 있었겠는가?”


소진의 말속에서 인심의 야속함 외에 우리가 배워야 할 또 하나는 출세와 성공의 이면에는 고난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고난 속에서 꽃 피운 성공이기에 더 값진 것 아닌가? ‘겨울의 추위가 심한 해일수록 오는 봄의 나뭇잎은 한층 푸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부귀즉친척외구(富貴則親戚畏懼), 빈천즉경이지(貧賤則輕易之).

그림은 합종책을 유세하는 소진의 모습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8월 6일

- 고조불탄(古調不彈)

- 좋아하는 옛 곡이건만 연주하지 않는구나.

https://youtu.be/rrsbgAZ2Z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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