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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Aug 19. 2024

고사성어 365

8월 19일: 주마간산(走馬看山)

8월 19일의 고사성어(232)


주마간산(走馬看山)


* 말을 타고 달리면서 산을 본다.

* 당, 맹교(孟郊) <등과후(登科後)>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우리가 자주 쓰는 ‘주마간산’의 원전은 중국 중당 시기의 시인 맹교(751~814)의 시이다. 중국에서는 ‘말을 달리며 꽃을 본다’ ‘주마간화(走馬看花)’로 많이 쓴다. 맹교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시를 지으면서 청렴하게 살던 중, 어머니의 뜻에 못 이겨 41살의 늦은 나이에 과거에 응시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뜻과 달리 번번이 낙방하고 수모와 냉대만 받다가, 5년 뒤인 46살에야 겨우 급제하였다.

〈등과후〉는 맹교가 과거 시험에 급제하고 난 뒤에 한 술좌석에서 읊은 시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날 궁색할 때는 자랑할 것 없더니,

석일악착부족차(昔日齷齪不足嗟),


오늘 아침에는 우쭐하여 생각에 거칠 것이 없어라.

금조광탕사무애(今朝曠蕩思無涯).


봄바람에 뜻을 얻어 세차게 말을 모니,

춘풍득의마제질(春風得意馬蹄疾),


하루 만에 장안의 꽃을 다 보았네.

일일간진장안화(一日看盡長安花).


위 시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맹교는 보잘것없을 때와 과거에 합격했을 때의 세상인심이 다름을 풍자하면서 일이 바빠 ‘달리는 말 위에서 장안의 꽃을 다 보았다’고 했다. 여기서 ‘주마간화(走馬看花)’라는 간결한 표현이 만들어져 나왔다. 여기서 ‘주마간화’는 단순히 ‘말을 타고 가면서 꽃구경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하루 만에 장안의 좋은 것을 모두 맛보았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또 한편으로 세상인심의 각박함을 비웃는 시인의 호탕함도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타고 달리면서 산을 바라본다’는 뜻인 ‘주마간산’으로 바뀌어, 일이 몹시 바빠서 이것저것 자세히 살펴볼 틈도 없이 대강대강 훑어보고 지나침을 비유하게 되었다. 원래의 뜻과 많이 달라진 사자성어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주마간산(走馬看山)

* 주마간화(走馬看花)

맹교의 작품은 고풍스럽지만 그 안에 날카롭고 창의적인 감정이 담겨 있다는 평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8월 19일

- 황이기서(黃耳寄書)

- 누렁이가 편지를 전달하다.

https://youtu.be/8XOZAPw6M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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