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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Aug 22. 2024

고사성어 365

8월 22일: 한상지만(恨相知晩)

8월 22일의 고사성어(235)


한상지만(恨相知晩) 


* 서로 늦게 만난 것을 안타까워하다.

* 《사기》 <위기무안후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한상지만’은 때늦음을 한탄하는 성어다. 한나라 때 사람 위기후(魏其侯) 두영(竇嬰)과 무안후(武安侯) 전분(田蚡)이 “서로 의기가 투합해 매우 기뻐하며 싫증 내지 않았고, 서로 늦게 알게 된 것을 한스럽게 여길 정도였다”는 대목에서 나왔다. 같은 뜻을 가진 것으로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있지만 ‘한상지만’이 좀 더 구체적이다. 누군가와 만나 의기투합해서 진즉에 만나지 못한 것이 한스럽기까지 한 경우를 두고 쓰는 성어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만남은 처지와 이해관계가 비슷할 때 더 빨리 가까워지는 법이다. ‘인정(人情)’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함정도 바로 여기, 인성(人性)의 약점에 있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기란 참으로 어렵다. 예로부터 동양사회가 인간관계에 있어서 ‘의리(義理)’를 그토록 중시한 것도, 인성의 약점에서 비롯되는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다분히 추상적인 의리와 명분으로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말하는 합리성(合理性)이 동양의 사고로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으로 동양의 인간관계가 의리와 명분을 앞세우고 인정을 매개로 삼아 전개되기는 했지만, 그것이 또 한편으로 사람을 쉽게 만나지 못하게 하는 장애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체면, 시기, 질투, 욕심, 오만 등과 같은 경계에 막혀 일찌감치 알았어야 하고 또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던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거나 잃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거기에 학연, 지연에 의한 ‘인의 장막’까지 가세하여 폭넓고 합리적인 인간관계의 설정을 막았던 것이다.  

‘인간관계’의 설정은 세상살이의 알파요 오메가다. 그만큼 신중해야 하고 또 현명해야 한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은 편협한 관계에 대한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관계 설정에 대한 통찰력과 깊이 있는 인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상대방의 세계를 허심탄회하게 인정(認定)하고 들어가는 것이 인간관계의 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한상지만(恨相知晩)

* 만시지탄(晩時之歎)

두영과 전분은 속된 말로 ‘죽고 못 사는’ 사이였지만 잘못된 술자리 때문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초상화는 두영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8월 22일

- 재고팔두(才高八斗) 

- 뛰어난 재능(재주가 여덟 말을 차지하다)

https://youtu.be/PnNgNhObL3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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