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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1월 17일: 사군수(事君數), 사욕의(斯辱矣)

by 김영수

1월 17일의 고사성어


사군수(事君數), 사욕의(斯辱矣).

* 모시는 군주(리더)와 공을 다투면 욕을 당한다.

* 《논어(論語)》 <이인(里仁)>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수서(隋書)》 <이악전(李諤傳)>에 보면 이악이 공자(孔子)의 제자 언언(言偃, 자유子游 기원전 506~?)의 말로 다음과 같은 대목을 인용하고 있다.


“사군수(事君數), 사욕의(斯辱矣); 붕우수(朋友數), 사소의(斯疏矣).”

“모시는 군주와 공을 다투면 욕을 당하고, 친구와 공을 다투면 사이가 멀어진다.”


자신이 모시는 군주(리더)와 공을 다투면 틀림없이 군주의 부족한 점을 떠들게 되고, 결국은 그 자신이 욕을 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수(數)’는 동사로 쓰여 ‘헤아리다’ ‘따지다’라는 뜻이다. 즉, 공을 따지고 다툰다는 의미다. 또 함께 하던 친구와 서로 자신이 잘했다고 공을 다투면 사이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관료 사회에서의 처세와 인간관계에 대한 그 나름의 성찰로 들린다.

자유(子遊) 언언은 공자의 수제자 공문십철(孔門十哲) 가운데 유일한 남방 오(吳) 나라 출신으로 문학(文學)으로 이름을 남겼다.(출처: 김영수)

오늘날로 보자면 앞의 말은 적절치 않다. 누가 세웠건 모든 공을 군주에게 돌리라는 봉건적이고 수동적인 사유방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세우지 않은 공을 가로채거나 남이 세운 공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조는 여전하다. 하지만 백성들과 다투는 정치가 가장 못난 정치라 했듯이, 부하들과 공을 다투는 리더가 가장 못난 리더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명구는 부하가 아닌 리더의 입장에서 되새겨 봐야 한다. 한 때 항우를 모셨던 한신은 유방에게 항우의 단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재미있는 말을 했다.


“ 항우는 자기가 부리는 자가 공을 세워 마땅히 상을 내려야 할 때가 되면 ‘도장 모서리가 다 닳을’ 때까지 만지작거리며 내주질 못합니다.”


여기서 ‘도장 모서리가 다 닳는다’는 ‘인완폐(印刓敝)’라는 흥미로운 표현이 나왔고, 아랫사람이 세운 공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색한 리더를 비꼬는 비유적 용어가 되었다.

예로부터 리더는 아랫사람의 잘못은 자신이 끌어안을 줄 아는 ‘남과(攬過)’와 공이나 업적 그리고 성과는 아랫사람에게 돌릴 줄 아는 ‘위공(委功)’의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현실은 이와는 반대로 리더의 잘못을 아랫사람에게 미루는 ‘위과(委過)’와 아랫사람이 세운 공을 자신이 가로채는 ‘남공(攬功)’의 나쁜 풍조가 더 많이 퍼져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 역사는 잘 보여준다. ‘남과’와 ‘위공’이 아닌 ‘위과’나 ‘남공’한 리더가 대부분 실패했음을.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사군수(事君數), 사욕의(斯辱矣); 붕우수(朋友數), 사소의(斯疏矣).

* 남과(攬過)

* 위공(委功)

* 위과(委過)

* 남공(攬功)

항우의 실패에 관해서는 2천 년 넘게 많은 논평이 있었고, 그중 부하의 공을 흔쾌히 인정하지 못하는 인색한 리더십도 실패의 요인으로 꼽혔다.(출처: 김영수)

* 하루 명언공부: 1월 17일 ‘취즉민산(財聚則民散), 재산즉민취(財散則民聚) - 재부가 상층으로 몰리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부가 아래로 분산되면 백성은 하나로 뭉친다.’

https://youtu.be/B-NHlSgm02U

이미지 출처: 창해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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