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항장무검(項莊舞劍), 의재패공(意在沛公).
2월 26일의 고사성어(57)
항장무검(項莊舞劍), 의재패공(意在沛公).
* 항장의 칼춤, 그 뜻이 패공에게 있구나.
* 《사기》 <항우본기>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항우와 유방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역사적 술자리 ‘홍문(鴻門)의 술자리’를 역사에서는 ‘홍문지연(鴻門之宴)’이라 일컫는다. 이 술자리에서 항우의 책사 범증(范增)은 항장을 시켜 칼춤을 추다가 패공, 즉 유방을 찔러 죽이라고 했다. 범증은 이에 앞서 세 차례나 신호를 보내며 항우에게 유방을 죽이라고 했지만 항우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항우의 숙부 항백(項伯)은 과거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은인 장량을 살리기 위해 항우와 범증의 의도를 미리 알렸고, 항장이 칼춤을 추자 자신이 직접 나서 항장을 막아줌으로써 유방을 살렸다. 항백은 또 사전에 조카 항우에게 유방을 죽이지 말라고 설득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해서 유방은 사지에서 벗어났고, 훗날 재기하여 항우를 꺾고 ‘초한쟁패’의 마지막 승자가 되었다.
2016년 박근혜 정권 때 중국까지 감시할 수 있는 사드(THAD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전격 배치하자 중국이 단단히 뿔이 났다. 외교관계도 엉망이 되었고 경제제재, 여행 제한 등 엄청난 보복을 가했다. 당시 중국의 외교부장(외무부장관) 왕이[王毅]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고사성어를 거론하면서 미국과 우리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왕이 부장의 말속에는 우리에 대한 의구심과 조롱이 함축되어 있다. 즉, 항장을 우리[미국]에, 칼춤을 사드에, 패공을 중국에 비유하며 사드 배치는 북한 핵무기나 미사일 방어가 아닌 중국을 감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미국이 도사리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하여 왕이 부장은 또 ‘사마소지심(司馬昭之心), 로인개지(路人皆知)’라는 말도 인용한 바 있다. 3세기 위나라의 실세인 사마소는 황제 자리를 욕심내고 있었는데, 이런 그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 모두가 안다’는 말이 유행했다. 왕이 부장은 사마소를 미국으로 지목하여 미국이 한국을 이용하여 사드를 배치하려는 의도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지적한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의 언어는 잘 헤아려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항장무검(項莊舞劍), 의재패공(意在沛公).
* 사마소지심(司馬昭之心), 로인개지(路人皆知).
* 위 사진: 홍문연이 벌어졌던 유지의 모습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2월 26일
- 삼동족문사(三冬足文史)
- 3년이면 문사에 충분히 능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