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365

3월 6일: 퇴필총(退筆塚)

by 김영수

3월 6일의 고사성어(66)


퇴필총(退筆塚)


* 다 써서 은퇴한 붓의 무덤

*《선화서보(宣和書譜), 당석회소(唐釋懷素)》,《송고승전(宋高僧傳)》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당나라 때의 명필 장욱(張旭, 685?~759?)과 함께 ‘전장광소(顚張狂素, 미친 장욱과 회소)’로 불렸던 회소(懷素, 733~799?)는 승려였다. 속세의 성은 전(錢)이고, 장사(長沙, 지금의 호남성 장사) 사람이다.

회소(懷素)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어렸을 때부터 배우길 좋아했고, 특히 글씨 쓰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그러나 집안이 가난하다 보니 글씨를 연습할 종이를 살 수가 없었다. 어느 날 회소는 집문 앞에 무성하게 자란 파초를 보고는 문득 파초의 잎에다 글자를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린 회소는 파초 잎을 따서 종이로 삼아 글자를 썼다. 종이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연습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회소는 그날 이후 집 주위 빈자리마다에 모조리 파초를 심었고, 무려 만 그루나 되는 파초의 잎이 회소의 글씨 연습을 위한 천연 종이가 되었다.

또 회소는 목판에다가도 글씨를 연습했는데 붓이 다 닳을 때까지 습작에 몰두했다. 붓이 다 닳으면 그 붓들을 산 아래에다 묻고는 ‘퇴필총’이라고 불렀다. ‘다 써서 은퇴한 붓의 무덤’이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퇴필총’은 말 그대로 다 사용하여 더 이상 쓸 수 없는 붓의 무덤이다. 이 일화에서 글씨 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단어로 ‘퇴필총’이 자리를 잡았다.

예로부터 공부에 꼭 필요한 붓과 관련한 고사가 적지 않게 남아 있다. 남조시대 양(梁)나라의 유명한 문장가 강엄(江淹, 444~505)이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야정(冶亭)이란 곳에서 숙박하게 되었다. 그날 밤 강엄은 꿈을 꾸게 되는데, 꿈에서 자칭 곽박(郭璞, 276~324)이란 자가 나타나 강엄에게 “내가 너한테 몇 년 동안 붓 한 자루를 맡겨놓았는데 이제 돌려 달라.”라고 했고, 강엄은 품에서 오색필(五色筆)을 꺼내 그 사람에게 주었다. 이 꿈을 꾼 이후 강엄은 더 이상 좋은 문장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일화에서 ‘강엄몽필(江淹夢筆)’이란 성어가 나왔다. ‘강엄이 꿈에서 꾼 붓’이란 뜻으로, 문장력을 비유하는 단어인 동시에 한 사람의 학문이나 문장의 진보와 퇴보를 절묘하게 암시하는 단어이기도 한 셈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퇴필총(退筆塚)

* 강엄몽필(江淹夢筆)

066.회소.jpg 회소는 자를 장진(藏眞)이라 했고, 소설 《서유기》의 모델이었던 당승(唐僧) 현장(玄獎)의 제자이기도 했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3월 6일

- 신실도(身失道), 즉무이지미혹(則無以知迷惑).

- 몸이 도를 잃으면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다.

https://youtu.be/UUBCuOnQS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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