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평범한 신분으로 여기에 보내져
보통의 존재로 살아온지도 오래되었지
그동안 길 따라다니며 만난 많은 사람들
다가와 내게 손 내밀어 주었지 나를 모른 채,,,,"
- 언니네 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 中 -
한 번쯤 나만을 위한 자서전을 써봐야 하지 않을까?
문득 하게 된 생각이지만 내 안에 드라마틱한 성장통이나 사건사고, 처절한 로맨스나, 소소 하게라도 성취한 업적 따위, 특별히 기억나는 건 없다.
자서전을 쓴다면 꼭 들어가야 할 형식과 내용이란 게 있을 텐데, 난 그저, 평범한 가정의 3남매 중 둘째,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고 부모님으로부터 사랑 많이 받고 자란 보통의 아이였다. 그리고 그렇게 자라 평범한 대학을 나오고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면서 결혼하고 어느 순간 아이 둘을 둔 평범한 중년의 가장이 되었다.
난 그저 보통의 존재로 살아왔고 살아가는 중인 듯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평범해 보이는 삶 또한 개인에게는 드라마이고 소설 같은 이야기이다.
고민하고 후회하고 좌절하고 아파했던 것, 기뻐하고 설레었고 또 눈물이 흐르던 순간 들,
보통의 존재로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과 느끼며 살아가는 이야기,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제 나는 나이 50이 되었다. 그리고 난 잠시 멈춤을 선택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서, 나에게 삶과 일이란 무엇인지, 내가 진심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잠시 멈추고 돌아보기로 하였다.
자서전의 특별한 형식을 따르지는 않겠지만 뒤 돌아보고 내 상각을 정리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나만의 자서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7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2000년대에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직장인이 잠시 회사를 떠나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보이는 것들 그 이야기를 가장 보통의 존재로서 써 보려 한다.
서사가 아닌 순간을 기록한 사진첩처럼 생각과 이야기는 잊히지 않는 노래처럼 기억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