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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한 챕터의 끝과 시작

[어느 날 갑자기 선수가 된 나의 이야기]

by 나영

[한 챕터의 끝]


처음 마사회에 들어와서 우리를 담당해 주신 교관님께서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면서 더 이상 우리를 가르쳐주시지 못하게 되셨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기다려주시고 가르쳐주셨던 교관님께서 떠나신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마사회에 합격한 첫날, 자소서를 읽고 내가 누군지 너무 궁금하셨다며 아버지 인상이 너무 좋으신데 아빠처럼 웃으면서 크게 인사하면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 주셨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8개월이 지났고 이제 교관님께 배우지 못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기승 시험 때도 문제였던 독립기승은 합격하고 나서도 항상 나를 괴롭혔는데, 교관님은 항상 “나영이는 언제 한 번에 올라가는 거야 어떡할 거야ㅜㅜ ” 하시면서도 반대편에서

안장 안 돌아가게 잡아주시던 교관님은 진짜 츤데레셨다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분들보다도 말과 말 타는 걸 사랑하셔서 배우고 싶은 게 많았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우리는 케이크과 꽃을 준비해서 드렸고, 교관님은 감동받으셨다고 고맙다고 하시고 쿨하게 부산으로 내려가셨다


그렇게 마사회에서의 챕터 2 같은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 다른 챕터의 시작]


윤정 교관님이 떠나시고 다음날, 새 교관님을 만나게 되었다.

강의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교육을 하실지를 알려주셨다.

말을 타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말 관리도 알려주실 거라고 하셨고, 환마들 관리도 할 거라고 하셨다.

아파서 휴양하게 된 말들이 마방에만 있는 게 계속 눈에 걸렸는데 환마들을 관리해 줄 수 있다는 말씀에 너무 기뻤다.

나는 새로워진 교관님에 큰 기대와 설렘, 걱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말 장안이나 조마삭등 기본적인 것들은 알고 있어서 그 외에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준비가

되어있으니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었다.


우리는 기승 2마리, 조마 2마리를 배정받았고 첫 주에는 우리가 어떻게 타는지만 보셨다. 그리고 마장마술 안장만 쓰라고 하셔서 각자 안장을 받았다.

월, 화요일 빼고는 매일 나오는 겨울 방학을 시작으로 새로운 교관님과의 새 챕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챕터 2는 나에게 더 많은 시련과 눈물들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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