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선수가 된 나의 이야기]
나를 처음 보는 말에게 처음 다가가서 냄새를 맡게 해 주고 점점 친해져서 얼굴을 만져주는 걸 마사회 와서 처음 해봐서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점심시간에 혼자 마방을 돌아다니면서 말들이랑 놀았다.
그러다가 누워있는 말을 처음 보게 되었다. 이름은 윌리엄이고 콧수염이 있었다. 숨도 좀 가쁘게 쉬고 건초도 안 먹고 바닥은 건초랑 모래가 섞여서 엉망이었다. 아픈 것 같았는데 아픈 말을 처음 보는 나로서, 얘가 아픈 건지 아니면 그냥 누워있는 건지, 말이 아픈 것 같으면 교관님께 말씀을 드려야 하는 건지, 이미 알고 계신데 내가 점심시간에 굳이 연락해서 귀찮게 해 드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었다. 그래도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연락을 드렸다.
교관님께서 오셔서 여러 가지를 확인해 보시더니 다른 분께 전화를 하셨고, 어제 장제를 하려고 진정제를 맞았는데 좀 많이 맞아서 그런 것 같다는 답변을 들으셨다. 건초를 안 먹으니까 교관님께서 데리고 나와서 생초는 먹는지 확인해 보셨다. 처음에는 생초도 안 먹었는데 조금 지나니까 풀을 뜯어먹었다.
교관님께서 말은 괜찮은 것 같다고 하시면서 시간 지나고 이러면 병원에 데려가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런 거 발견하면 말해주는 게 맞다고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또 말이 누워있을 때 아픈지 안 아픈지 확인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순간이었고 윌리엄이 크게 아픈 게 아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말이 아픈지 아닌지 확인하는 법
1. 말의 숨소리 확인
2. 아프면 자기가 아픈 곳을 계속 본다
3. 건초랑 마방 모래들이 어질러있는지 확인한다
4. 건초는 안 먹을 수 있지만 아침 사료도 안 먹었으면 아픈 것 일 수 있으니 사료통을 확인한다
5. 워터컵에 물이 잘 나오는지 확인한다
6. 귀 온도를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발굽 위 부분의 온도도 확인한다
7. 입술을 눌러봤을 때 색이 1-2초 내로 돌아오는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