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 권력 등 다소 머리 아픈 책들을 읽다 보니 릴랙스가 필요했습니다. 도서관 나들이를 좋아하는데, 서가를 살펴보다 찾은 책입니다.
고두현 님은 1963년 경남 남해生입니다. 서정시를 주로 쓰는 詩人이자, 記者 출신으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글에 따스한 마음이 담겨 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해박함도 포함해서요.
책 주인공은 나무입니다. 키워드 둘을 뽑자면 ‘나무’와 ‘경영’입니다.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인문학적 통찰과 지식으로 풀어낸 생태인문 에세이입니다. 書名에서 나와 있듯 CEO로서 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33가지 주제를 나무와 관련 지어 이야기합니다.
33가지 주제를 한 번 살펴볼까요? 人才, 逆발상, 명품, 창의, 혜안, 가치, 활용, 혁신, 관계, 배려, 소통, 인성, 고독, 생명, 지혜, 경륜, 희망, 양면성, 덕목, 숙성, 집단지능, 감사, 몰입, 준비, 목적, 발아, 휴식, 이면, 분별, 활용, 근본, 평화입니다. 지혜가 두 번 다루어진 걸 보면, 중요 가치인 모양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32개의 주제네요. 옮겨 적다 보니 두 글자로 된 단어가 대부분입니다.
‘인재’에서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프로 스포츠 팀이다”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문장을 찾곤 웃습니다. 더불어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어야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처럼,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함은 인재경영의 기본이고요.
“명품이란 단순히 하나의 완성품을 의미하기보단, 기술, 디자인, 가치의 혁신 유전자가 계승된 브랜드”라는 의미부여도 동감합니다.
‘관계’에선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고 합니다. 不可近 不可遠. 정작 적정 거리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술은 지기를 만나면 천 잔도 부족하고, 말은 뜻이 안 맞으면 반 마디로 많다”는 구절에선 곰곰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소통’에선 <잘하는 의사소통법>을 소개하는데요. 1. 잘 듣기, 2. 상대 입장 존중하기, 3. 내 대화법을 바꾸면서 상대방의 마음속에 들어가 보기, 4. 입장 바꿔보기(易地思之), 5.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것에 초점 두기, 6. 대화의 양 조절하기, 7. 상황과 맥락에 맞도록 말하기, 8. 혼자 떠들지 말기를 제시합니다. 대화에서 혼자 떠들면 그건 언어폭력이지 소통이 아니라는 말에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노인의 지혜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내가 지혜로운 노인이 되려는 노력이다”는 말, “아무렇게나 여기저기 섞여서 난 쓸모없는 풀을 잡초라고 하는데, 이는 인간 중심의 일방적인 정의일 뿐 잡초는 없다”는 말도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