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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Dec 09. 2022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리뷰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경우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설의 압도적인 흥행을 기반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면, 영화도 그 흥행에 같이 합류해 쉽게 성공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중에서는 흥행에 실패한 것도 있고, 흥행에는 성공하였으나 원작에서 많이 벗어난 경우도 존재했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텍스트를 영상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작품의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중요하게 된다텍스트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텍스트의 움직임을 실제로 관람하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지만 소설의 상상력이 고정되기도 한다.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다.



원작 소설을 읽어봤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와 감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타인과의 이별과 사랑에 대한 기억을 다루고 있는 소설 속 이야기를 영화가 얼마나 잘 표현해 냈는지. 영화를 볼 때 소설의 내용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소설과 비교하면서 보기를 바라고, 소설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내용이 어떻게 소설로 표현되었을지를 궁금해하기를 바란다.






<줄거리>



“카미야 토루에 대해 잊지 말 것”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녀 ‘마오리’

“내일의 마오리도 내가 즐겁게 해 줄 거야"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무색무취의 평범한 소년 ‘토루’

매일 밤 사랑이 사라지는 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서로를 향한 애틋한 고백을 반복하는
두 소년, 소녀의 가장 슬픈 청춘담


자고 일어나면 전 날 있었던 일을 잃어버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마오리. 마오리는 그 병에 무려 3년 동안 앓고 있었으나, 어느 날 눈을 뜬 순간 어제 있었던 일이 기억이 났다. 병원에 가보니 점차 기억상실증 증세가 치료되고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마오리는 희망을 찾기 시작한다. 마오리의 그런 소식에 기뻐하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자신의 절친한 친구 이즈미까지. 지난 긴 시간 동안 고생했던 이즈미와 모두에게 감사하는 한편, 방 청소를 하던 마오리는 자신이 적어놓은 하나의 메모를 확인하게 된다. "카미야 토루에 대해 잊지 말 것" 기억 속에 없는 카미야 토루는 누구일까.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사랑이 남아있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기억이 필요할까.






<장점>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하는 탄탄한 이야기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한 두 사람의 사랑


 영화는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탄탄하다. 초반부터 관객들에게 떡밥들을 뿌리고 있으며, 관객들은 영화 속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소설이 숨겨놓았던 떡밥들을 조심스럽게 인지하게 된다. 소설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소설이 다루고자 하는 주제와 이야기 모두 영화 내에서 충분히 표현이 되었으며, 영화의 이런 재미를 가지고 있던 소설의 탄탄한 기반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원작 소설을 읽었던 사람들에게는 글자가 영상으로 움직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으며, 소설을 읽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이런 탄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 궁금하게 만들 수 있게 만들었다.                                          



              영상이기에 표현 가능했던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시작이 되었던 그 감정의 연속


 소설을 읽었던 관객들이 가장 재미를 느꼈던 것은 바로 영상이기에 표현이 가능했던 부분들이다. 소설에서 단순히 글자로만 적혀 있었던 것이 실제로 영상으로 만들어질 때 관객들은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소설을 읽었을 때 알지 못했던 글자 하나하나의 무게를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소설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캐릭터들의 연기나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감정 선의 흐름을 영화는 좀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내었다. 그 결과 소설을 읽었던 사람들이라도 영화 내에서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었으며, 영상이기에 표현이 가능했던 배우들의 연기는 캐릭터를 보다 입체적으로 만들고 이야기에 몰입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본다.                                          



              사랑과 기억이라는 주제            


기록으로 사랑을 기억하는 것이 가능할까.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었고, 영상으로 만들어진 이런 작품에서 관객들에게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랑과 기억이라는 주제이다. 주인공 마오리는 기억을 잃어버렸음에도 자신이 사랑을 나누었던 토루라는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랑을 나누었던 사람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사랑을 다시 기억하고자 그림을 그리는 마오리의 모습. 그런 마오리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사랑과 기억의 관계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과 지금의 중요함. 내일을 잊어가는 마오리에게 내일의 재미를 안겨주고자 하는 토루의 헌신적인 모습. 그런 주제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내일의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단점>



              소설이 주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연출            


영화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토루의 가정사


 영화는 소설이 보여주고자 하는 모든 내용을 보여줄 수 없다. 글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영화의 연출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가 무척이나 중요해진다. 이 영화는 소설의 전개와는 조금은 다르게 영화를 풀어나갔다. 여자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그다음 남자의 이야기로 돌아가는 전개를 택했다. 소설과는 조금 다르지만, 소설과는 달리 관객들에게 보다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빠져들게 하는 방법이라 보았다. 그럼에도 원작 소설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그런 전개에 마음을 들어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영화에서는 소설이 보여주었던 자연스러운 흐름과 이야기에 대해서 많은 장면들을 내레이션을 활용해서 사용하였다. 원작 소설에서도 일기가 자주 나왔기 때문에, 글을 그대로 읽어가는 방식 사용한 것 같았으나 글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드는 것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실망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소설에서 잘 다루었던 토루의 누나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영화에서는 이상하게 표현하였기 때문에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혀 의미 없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보이기도 하였다.                                          



              일본 감성 소설 원작            


이런 감성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에 소설의 그 어처구니없음은 그대로 영화에서 표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소설에 있었던 대사를 실제로 얘기하는 캐릭터의 모습,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 등등 여러 곳에서 소설이었기 때문에 만들어졌던 흠들이 보였다. 글을 읽을 때는 자세히 몰랐지만, 영상으로 만들어지자 보이는 여러 단점들. 또한 일본 소설에서 볼 수 있었던 일본 감성이 그대로 영화 내에서 보여주었다. 이런 일본 감성은 예전에 흥행했던 일본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던 이야기의 흐름과 감정의 연속이었다. 일본 감성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보기 좋았던 이야기였을 수도 있으나, 그 감성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전혀 특색이 없는 어디선가 봤던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평가>



한 줄 평 : 사랑을 말하는 데에 있어 기억을 빼놓고 이야기하는 것


스토리 : 4/5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탄탄한 이야기. 이야기의 뼈대가 원가 탄탄하기 때문에 영화의 초반부부터 뿌려놓았던 떡밥이나,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를 관객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의 스토리가 주고 있는 작품의 재미는 확실히 있었다.]


연출 : 3/5

[소설과는 다른 영화만의 연출은 호불호가 나뉠 것. 관객들에게 영화의 흥미를 다루기 위해 소설에서 보여주었던 내용을 생략하거나 조금씩 수정한 부분은 보였으나, 영화의 감정선을 그대로 이어가는 데는 좋았다고 본다. 그럼에도 토루의 주위에 있었던 가정사나, 마오리의 친구인 이즈미와 관련된 이야기 등등 연출이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장면들이 몇몇 있어서 아쉬움이 컸었다.]


작품성 : 3/5

[흔한 일본 감성의 영화]


총평 : 3/5

[소설을 영화로 만든 흔한 영화. 감정 선의 흐름이나 소재의 독특함은 확실히 있었으나, 작품 내에서 다루고 있는 일본 특유의 감성은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를 본듯하며, 원작 소설을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재미를 가지고 보는 것이 가능할지라도, 그 재미 속에서 약간의 반감을 가질 정도로 완벽하게 소설의 재미를 영화로 표현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만약 일본 감성이 푹 빠져있는 영화를 보고 싶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지 못해도 사랑을 이어가는 소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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