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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돌 May 06. 2024

생일 축하는 이제 그만(?)
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어색하고 뻘쭘하지만, 그래도 축하받는게 좋은것 같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ㅇㅇ의 생일 축하합니다!"

"짝짝짝!"


생일이 되면 보통 주변사람들이 생일자에게 불러주는 축하 노래다.

그리고 "생일축하해!"라는 축하 인사말을 건네준다.

이런 축하와 인사말을 들으면 당연히 기분이 좋아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왠지 쑥스러워진다. 아마 나이가 든 탓이겠지?


바로 며칠 전이 생일이었다.

사무실에선 매월 생일자 파티(?)를 해준다. 파티라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거창한 건 아니고, 

작은 케이크에 초를 붙여 노래를 불러준다. 그리고 소정의 금액을 전달해 주는 게 전부다.

솔직히 생일이 속해있는 그 달은 불편하다.

아니, 생일 전날이나 당일까지가 불편하다. 왜냐하면 잠깐이지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인사를

받고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그냥 쑥스럽고 순간이지만 이상하게 견디질 못하겠다.

그리고 지나가면서 축하인사를 건네주는 것도 고맙지만 뭔가 불편하다.


퇴근 후에는 어머니와 누나, 조카들이 생일파티를 준비해 주어서 누나네로 퇴근을 했다.

어머니는 미역국과 맛있는 반찬 이것 저것을 오전부터 저녁내내 준비를 해주신다고 쉴 틈이 없으셨다.

어머니께서 손수 준비해 주신 잡곡밥과 따뜻한 미역국!

누나는 며칠 전에 제작 케이크를 주문해 두었다.

(관돌작가!라는 작명과 함께... 귀여운 닭 그림도...ㅎㅎㅎ)

괸돌작가 + 나의 띠 동물을 상징하는 닭!ㅋㅋㅋ

조카들 또한, 짝외(작은 외삼촌을 우리 꼬맹이 조카들은 이렇게 부른다.ㅋㅋㅋ)의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외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쇼핑을 했다고 한다.

막내 이쁜이가 짝외 회사에서 이렇게 생활하는 것 같다고 준비해 준 선물...ㅋㅋㅋ
큰 조카 + 막내 조카의 거금을 들인 티셔츠... 짝외를 닮았단다...ㅜ
마음이 담긴 조카들의 편지...

회사 사람들보다 가족들의 축하를 받는 일은 불편한 건 없지만, 여전히 쑥스러운 건 사실이다.

이렇게 준비해 준 자체가 엄청 고맙고 미안하면서도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봤지만, 답은 똑같았다.

분명 나이가 들어서인 것 같다.

"앞으로 이렇게 안 챙겨줘도 되는데... 그냥 밥이나 같이 먹는 게 좋은 거지... 부담스럽게..."

이렇게 말을 하면 어머니는 좋아하지 않으신다. 왜냐하면...

일 년에 한 번뿐인 아들이 생일이기에...

소원을 빌고 한 번에 촛불을 껐어요! 꼭!!! 소원이 이루어졌으면....ㅎㅎㅎ

그런데 웃긴 건 뭐냐 하면...

나 역시도 다른 사람들의 생일... 특히 가족들의 생일은 꼭 챙기려고 하는 편이다.

가족 중에서 조카들을 제외하곤 내가 제일 막내다.

생일 아침 날이면 단톡방에 어김없이 "어머니 생신 축하드려요! 누나야 축하한데이!, 형아 축하한데이!"

이렇게 가장 먼저 인사를 올리려고 하는 편이다.

다들 나와 비슷하게 쑥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이신다. 

나처럼 "다음번에는 이렇게 안 해도 되는데..."라고 얘기를 하면 

"에이! 그래도 일 년에 한 번뿐인 생일인데... 그냥 넘어가면 안 되잖아!"라고 반문을 하는 게 나다.


내 생일은 뻘쭘해하면서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다른 가족들은 나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걸 싫어한다.

이게 무슨 개똥같이 말도 안 되는 논리인지 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생일 축하 노래를 듣고, 인사를 받으면 기분은 좋아진다.

솔직히 생일을 그냥 지나쳐버리면 서운한 감정이 들기도 하는 게 사실이자만... 겉으론 괜히 아닌 척하는

것 같기도 하다. 뻘쭘해서...


일 년에 한 번뿐인 생일...

예전에는 선물도 많이 받고 싶고, 비싼 용돈을 주면 좋아했다.

그리고 생일은 나를 위한 날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날은 나의 생일을 축하하는 날이기보다,

오히려 힘들게 이 세상의 빛을 보게 해 주신 어머니를 위해 감사하고 축하해 드려야 되는 날이라는 것을

깨달은 지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혼자 생일 축하를 받는 게 더 어색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감사인사를 드려야 하는 어머니께서 손수 미역국과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을 직접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이렇게 건강하게 나아주셨는데, 덤으로 매년 미역국을 얻어먹는 걸 보면...

정말 자식은 부모에게 평생 염치없는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그래도 가족 중 누군가의 생일이면 가급적 얼굴을 보기 위해 모이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좋은 날인건 분명한 것 같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번에는 나를 포함해 가족 중 누나와 조카 두 명의 생일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어린이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버이날까지...

돈을 생각한다면 분명 부담을 느낄 수 있는 5월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일 년에 한 번뿐인 5월.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공식적으로 뛰어놀 수 있는 일 년에 한 번뿐인 기념일이고.

부모님들 또한, 일 년에 한 번 공식적으로 자식들에게 효도를 받을 수 있는 기념일이다.

이건 모두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해 준 날이기도 하다. 


금전적인 여유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만은 항상 풍성한 5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금은 뻘쭘하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항상 즐겁고 의미 있는 5월 가정의 달을 매년 보내으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5월 8일 어버이날이 평일인 관계로... 미리 어머니 선물을 드리고 왔는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누나, 매형, 형, 조카들까지도 정말 사진이랑 너무 똑같고 예쁘게 그렸다면서 칭찬을...

어머니도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나 그림보다 지금 이게 제일 깔끔하고 밝은 이미지로 나온 것 같다.

진짜 내 이미지가 이렇게 깔끔하나? 정말 잘 그렸네! 너무 마음에 든다! 고맙데이!"

라면서 리얼 좋아하시는 반응을 보여주셔서... 

이제까지 어버이 날 드렸던 선물 가운데 제일 뿌듯했던게 아니었는가 싶다.

어머니의 이미지를 그린 그림
원본 사진

(혹시나 이렇게 선물하시고 싶은 분이 계시면 브런치에서 '도랑" 작가님 검색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저도 우연히 작가님의 그림을 보고 부탁드린 건데, 혹시나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이 계시다면 의뢰해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소개해 드립니다. 절~~~~ 대로 사익추구나 그런 목적은 전~~~ 혀 없이 순수하게

어머니의 반응이 너무 좋으셔서 알려드리는 겁니다! 오해하진 마세요!!!!)


에필로그

글을 처음 쓸 때는 분명 쑥스러움이 컸는데..

쓰다 보니 이건 내 생일이라고 자랑하는 글이 되어 버린 듯...

(절대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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