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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돌 May 29. 2024

팀장이라는 자리는... 꽤 무거운 자리인 듯.

난 깜냥이 부족했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 이전 마지막 직위는 팀장이었다.

운이 좋았던 덕택에 2년 만에 내부 승진을 했었다.

팀장으로 승진시켜 준다고 했을 때는 당연히 보상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었다.

'같이 입사한 동기들보다 그래도 날 잘 봐주신 건가?'

'팀원일 때랑은 다르게 잘해봐야지!'


그런데...

생각만큼 팀장의 자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니.. 내 깜냥으로 헤쳐나갈 자리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

왜냐하면,

팀장을 달고 일 년 만에 스스로 퇴사하기로 결심한 걸

보면 그만큼 녹록지 않았다는 반증이기에..


업무가 힘들었던 걸까?

라고 물으면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그건 아니라고!


팀장이 되고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관계적이 부분

이었다. 팀원들은 내가 팀원일 때 함께 근무했었던

직원들이었다. 그들은 내가 팀장일 때와 팀원일 때도

동일한 사람들이었다.


나와의 관계 또한, 그들의 입장에서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조금은 바뀌었으려나?

그건 그들의 생각이니 잘 모르겠지만...


팀원으로 있을 땐 솔직히 내 위주로만 생각하면

됐었다. 조금 더하자면 팀의 분위기 정도?


그러나 팀장일 때는 달랐었다.

우리 팀은 물론이고 전체를 바라보고 생각해야

했다. 팀원들과 더불어 윗 분들의 생각을 적절하게

전달해 주는 역할까지...


솔직히 첨에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평소처럼 모나지 않게 지내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건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었다.

아니 나 혼자만의 안일한 생각이었다.


팀을 챙기면 다른 팀에서 반발이 생기고...

그것을 조율하자니 만만치 않았다.

이런 일이 하루이틀... 계속 쌓이다 보니 스스로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고...

관계도 점점 틀어지게 된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 된다는 말처럼 먼저

퇴사 의사를 밝히고 전 직장을 떠나게 되었다.


이 말을 길게 하는 이유는..

이번에 퇴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출 신청을 하면서

다시 한번 이전 내 상황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말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 팀장님을 비롯해서 윗 분들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면 꽤 혼란스러웠겠다는 생각이...


팀장님들은 한해 한해 팀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계획이 틀어지게 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그런데 팀원의 의사를 거절하기도 어렵다.

규정이나 지침에 반하는 행위가 아니기에..


그저 혼자서 끙끙 앓거나, 설득을 할 뿐이다.

설득이 안되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내가 누구나가 붙잡고 싶어 할 만한 인재

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그냥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얘기다)


분명 내가 떠난다고 해도 일은 잘 돌아가게 되어

있다. 이건 의심의 여지없이 100%로 확신한다.

다만, 일정 부분 삐걱대는 건 있을 수 있다.

팀장님들은 이런 상황들에 대해 불안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들로 인해 나 역시도 더 이동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게 더 어려웠었다.


팀원이었을 때의 위치도 힘들었다.

잠깐 경험해 보았지만 팀장의 위치도 쉽지 않은 것

같았다.


각자 그 상황을 경험해보지 못하면 서로에 대해

이해를 못 해주고 잘못된 시선으로 보는 경우도. 잦은

듯하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일이 정말 비일비재

할 텐데... 경험을 해보면 해볼수록 더 적응은

안 되는 게 인간관계인 것 같다.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닐 텐데...

어렵긴 하다.


꽤 오래 지낸 사람들과의 헤어짐을 앞두고 나니

괜히 마음이 심란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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