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매번 나를 속여왔다. 그래서 항상 긴장한다.

올해 마지막 시험... 그 결과는?

by 관돌

매년 이맘때 쯤이면 늘 초조해진다.

마지막 남은 시험을 남겨두고 있어서 그런 듯하다.


일 년 동안 몸을 얼마나 소중하게 다뤄왔는지,

아니면 함부로 막 다뤘는지에 대한 평가를 받는 날이

바로 내일이다.


건강검진.


일 년에 한 번씩은 회사에서 의무로 받아야 되는

것이기에 입사한 이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진행해 왔다.


빠르면 일 년마다.

텀을 두면 이 년에 한 번씩은 대장내시경을

받고 있다.


생각만 해도 구역질 나는 약물.

오늘도 퇴근 후, 두 통의 받아놓은 물약을 먹고

수십 번 어딘가를 향해 들락날락거려야 된다고

생각하니 앞이 깜깜하다.


그 비릿한 냄새...

물약 대신 알약으로도 먹어봤지만

별반 차이는 없어서 그냥 주는 대로 받아왔다.


이번엔 복부 CT, 갑상선 검사 등 몇 가지 검사를

의사 선생님께 추천을 받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나이가 들고,

컨디션도 이전보단 떨어지는 느낌에

제대로 속을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다.


솔직히 별 이상은 없을 것 같은데

괜히 겁이 난다.

그 '혹시나' 하는 녀석 때문에...


이제까지 불규칙적으로 먹어 온 식습관이

원망스러워졌고,

적지 않게 마신 술 또한...

그리고 매번 다짐만 하고 실천은 하지 못한

운동... 이건 알면서도 참 어렵다.


날씨가 추워서 오늘은 못하고.

피곤해서 오늘도 못하고.

귀찮아서 오늘 또 한 번 못하고.

큰맘 먹고 하루 뛰고 오면 온몸에 근육통이 생겨

내일도 못하고..


이런 핑계들로 미룬 지도 꽤 오랜 시간.


그런데 웃긴 건, 지금은 간절한 마음이다.

'내일 검진받고 나서는 꼭 운동해야지!'


솔직히 그저 소소한...

아니 소소하다기 보단 누구나 달고 사는

현대인의 병 정도?

역류성 식도염. 비만, 고지혈증...


이 역시도 심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상태를 봤을 때, 이 정도 수준이면 그래도

감사하단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간절한 마음이다.

제발 아무런 이상 없이 괜찮은 결과가 나오기를...


또 한 번 스스로에게 거짓말이 될 수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제부터 건강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올 한 해 마지막 치르는 가장 중요한 시험...

100점은 힘들겠지만,

평균 이상만 나와주길 희망하며...


비릿한 물약이 있는 집으로 향해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많은 것보단, 오히려 적을수록 좋은 건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