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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도둑

[이런 방학처음이야]

by 하얀

'어구구....... 등짝이야. 모야 또 8시가 넘었네.'

겨울이라서 그런지 아침마다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 방학 전에는 눈이라도 떠서 애들을 챙기곤 했다. 방학 이후 아침마다 눈뜨기가 곤욕이었다. 방학이라고 아이들도 늦잠 자는 날이 거의 매일인 것 같았다.


억지로 눈을 뗀 딸아이가 소리쳤다.

"엄마~~~ 나 너무 많이 잤나 봐~~ 쌍꺼풀이 생겼어!!! 진짜 싫은데!!!"

"체리야, 좋은 거 아냐? 엄마 돈도 없는데 잘됐다. 너 매일 늦게 일어나면 되겠다!!!"

"난 싫어~~ 불편하단 말이야!!!"

아이가 불편하다고 투덜거리는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닿지도 않는 손으로 아픈 등을 두드려 보기도 하고, 등을 펴기도 하면서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거울을 보는 순간 딸아이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어머~~~~ 체리야~~ 엄마 쌍꺼풀 없어졌어! 모야 네가 가져간 거야?"


얼마나 잠을 잤나 시간을 보니 신생아만큼 잔 것 같았다. 잠을 좀 잤나 싶은 낳이면 그나마 얇게 있던 쌍꺼풀도 없어졌다. 올 겨울 아무래도 쌍꺼풀이 없어질 것 같다. 처음으로 아이들도 나도 마음껏 잠에 취해 있다. 또 이런 시간이 언제 오겠냐 싶다. 아침마다 쌍꺼풀을 도둑맞고 내일은 진짜 일찍 일어나야지 생각만 할 뿐이다. 그래도 또 다짐한다.

'내일은 진짜 6시에 꼭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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