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잔소리_ 밤에 사과 먹으면 독이다.

by 하얀

"아빠, 사과 하나만 먹어도 돼요?"

저녁 9시, 배고픔을 참지 못한 어린 나는 냉장고 앞에서 사과를 꺼내 들었다. 그때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 점심에 먹는 사과는 은, 저녁에 먹는 사과는 동, 밤에 먹는 사과는 똥이야. 내일 아침에 먹어."

"에이, 한 조각만요~"

"안 돼. 배 아파."

하지만 나는 듣지 않았다. 그냥 한 조각만이라고 생각하며 사과를 베어 물었다. 달콤하고 아삭한 사과는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나는 심한 배탈로 하루 종일 죽만 먹어야 했다.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봐라, 밤에 먹는 사과는 독이 된다니까."

그 후로 나는 철저하게 아침에만 사과를 먹었다. 얼마나 말을 잘 듣는 아이였는지. 심지어 내 아이에게도 저녁엔 사과를 주지 않았다.

중학생 때였나. 친구가 저녁에 사과를 먹었다고 하자,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야, 밤에 먹는 사과는 똥이야. 배탈 난다고!"

친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깔깔거리며 웃었다.

"야! 그런 게 어딨어?"

그 웃음소리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의심했다. '우리 아빠가...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걸까?'


[잔소리의 진실]

"밤에 먹으면 독 사과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사과는 언제 먹든 심신을 상쾌하게 하며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 흡수를 돕고 배변 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속설이 생겼을까? 사과에는 구연산과 사과산 같은 유기산이 들어 있어 위액 분비를 촉진하고, 껍질의 펙틴이라는 식이섬유가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아침에는 이런 작용이 오히려 장을 깨워주고 배변을 도와 좋지만, 밤에는 활발해진 소화기관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아침에 다이어트나 건강식으로 많이들 찾고 있다. 밤에 먹는 사과가 건강을 위협할 수준을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위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사과산으로 속 쓰림이 유발될 수도 있다고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만 밤에 먹는 사과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아침식사와 함께 사과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한다.





"밤에 사과 먹으면 안 돼."

과학적으로는 틀렸지만, 부모의 마음으로는 완벽히 맞는 말이었다. 어디선가 들은 옛날이야기부터 밤에는 사과 먹지 말라는 말처럼 혹시 모를 위험은 미리 차단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부모님의 사랑이다. 부모님들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내일의 아픔까지 미리 걱정한다.

어쩌면 아빠도 알고 계셨을지 모른다. 밤 사과가 독은 아니라는 걸. 하지만 그날 배 아파하던 내 얼굴이 너무 걱정되어서, 조금 과장된 말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사과가 금이 되든 똥이 되든, 중요한 건 그 말속에 담긴 아빠의 마음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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