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향

오래도록 담겨있을 향을 빗는다

by oksusu mi

가끔

머리칼을 넘겨주곤 한다


그럼 손끝에는

잔잔히 스며든

샴푸 향이 남는다.


머리를 쓸어내리면

너는 졸린 눈을 버티다가

앞으로, 뒤로

머리를 떨군다.


정적 속에서

손가락 틈으로 머리를

빗고, 꼬고, 묶고, 풀고를 반복하며


색- 색-

미약하게 들리는

너의 숨소리를 들으면


어느새 나도

너의 숨에 맞춰 호흡한다.


가장 달콤한 꿈을 꾸길,

가장 예쁜 추억만 갖길,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길


내가 너의 머리를 빗지 않아도.


그런 바람들을 머리카락에 엉겨 붙이고,

내 손끝엔 너의 향기를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