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지구는 평화롭다. 땅에서 으르렁 대던 맹수도 먼 발치에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하늘 위는 공정하다고 본다. 모두가 떠돌아다니는 점의 자취, 그마저도 희미한 먼지 한톨이 되어 사라진다. 키가 크든, 덩치가 산만하든, 돈이 많든, 머리가 좋든. 어느 하나 빠짐없이, 부유하는 내게 조금의 힘도 가하지 못한다.
자유로운 하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건 육지 두고 온 무엇에, 또 누구에게 벗어나지 못해서겠지. 하나의 기억에, 그래서 후회에 사로잡혀 두 발이 육지를 떠나도, 놓고 온 그들과 함께 남은 부끄러운 자신의 허물이 그토록 무겁게 마음을 짓누른다. 돌아가지 못함을 알아도, 한번쯤 꿈에 나와 고치고 싶은 순간들이다.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인생이 있겠는가. 그 부끄러움으로 더 잘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우리는 하늘에서도 아래로 뿌리를 박으려한다.
'인간적'이라는 말은 그런 것 같다. 잘 살아가고자 하며 바람이기를 포기하는 것. 뿌리가 썩을 때까지, 가장 커다란 고목이 되어 누군가에게 그늘을 씌워주는 것. 그 아래에서 낮잠을 청하는 생명을 사랑하는 것. 싹이 나고, 잎이 무성해지고, 무성해진 잎이 떨어지고, 떨어진 잎이 없어지는 그 영원한 사계에 흔들리고 얽매여 결국 그것을 사랑하게 되는 것. 인간적인 것. 그건 아마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하늘을 포기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