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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잖소.

by Decenter

밖이 더운 갑소.


분며 선선해진 가을이라더니, 아직도 대낮엔 덥기만 하구려.


나는 푸꾸옥에 잘 다녀왔소.

어쨌든 잘 도착했으면 된거 아니겄소. 그리고 잘 놀기도 했고.

그랬으면 된거 아니겄소.


그리고 알지도 못한새 벌써 9월이 왔구려. 내가 1년 중 제일 좋아하는 달이오. 생일이 있어서, 가 거짓부렁은 아닌디. 그렇다고 그 이유만은 아니오. 이제 따순 커피가 맛있을 시즌이잖소. 나는 원래 따순커피를 좋아한다마는 여름엔 도저히, 마실수가 없어서 말이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께, 뜨뜻한 커피를 한잔 하는것이 그렇게나 좋덥디다. 나는.


늘 나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늘 누군가 알아줬으면 해서 겄지요, 자꾸 나를 설명하는 것은. 그만큼 당신을 알아주는데에도 나는 여념이 없는데. 그게 모두는 좀 어렵고 말이오. 좀 더 다양하게, 넓게 이해하고 살면 좋겠소. 그래야 제 살 씹어먹는 것 같은 고통은 안만들테니. 결국 그것도 나 좋자는 일이지만요.


참 감사한 오후요.


해야할일이 없지도 않은데, 일단은 그냥 늘어졌뿌렀소. 내 몸, 컨디션 하나 챙기는 것도 늘 만만찮아 하니, 뭔 일을 하겠나 싶소. 그래도 아직, 날들이 많은데 벌써 이리 무기력해지고 싶지는 않는데. 뭐든, 마음을 좀 더 내어야지. 그저 이제는 욕심도 내지 말고.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이제 또 계획이나 짜볼까 하오. 그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잖소. 그래도 일단, 우롱차 한잔 내리고. 가을이 왔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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