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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그랬냐 싶은 것들

by Decenter

언제 그랬나 싶은 것들이 있다.


아침이면 요가 매트를 깔고 간단한 스트레칭 후에 스쿼트 100개를 하던 루틴.

딱 적당히 땀이 나고 좋다며, 100개를 거뜬히 해내고 욕실로 들어가곤 했다.


365일 글쓰기를 하던 루틴.

성실함을 돈 주고 산다며 365일에 365,000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하고 매일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다.

빼먹는 날이 없지 않았지만 부득불, 채운 날은 그래도 200여 일. 절반은 넘기지 않았냐며 위안했다.


그리고 지금.


스쿼트 5개를 하면서 걱정한다. 내일 허벅지가 아플 것 같은데. 아픔을 더하지는 말자. 굳이나 몸을 힘들게 할 것까지 있냐며, 뻐근한 느낌이 들기도 전에 그만 몸을 쉬어준다.


매일은커녕 한 달에 한 번이나 글을 쓸까 말까 한다. 함께 늘 글을 쓰던 메이트와 어찌 이리 글 안 씀의 시기가 같이 왔는지, 너는 좀 썼냐? 아니? 너는? 나도! 의 대화를 반복한다. 혹은 '우리 요즘 좀 살만한가?'라고, 글 쓰지 않는 것에 대한 가장 긍정적인 이유를 만들어 붙이기도 한다.


그래도, 새로운 루틴도 있다.


요즘 그리도 유행한다는 러닝. 날씨가 좋아 뛰자고 시작한 러닝인데 어느새 대세를 따르는 트렌디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런들 어떠냐. 초반에는 욕심을 낸답시고 좀 속도를 내다가, 금세 심장에 무리가 왔다. 그래도 늘 함께 달리는 짝 덕에 중도포기 대신 '느림'을 장착했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 이 옆을 뛰는데 도저히 속도 차가 나지 않아 일행인 양 달리는 민망함을 얻었지만, 못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루틴이 변하는 것을 꼭 나이 탓으로 돌리고 싶진 않다. 그저 그때에 사로잡힌 게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운동은.. 쉬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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