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어서, 수영

by Decenter

차가운 물이 일렁인다.


수영장을 내려다보면 유달리 물이 더 차갑고, 맑게 일렁이는 것 같다. 탱글탱글한 젤리 같기도 하고. 그렇게 보이라고 사용했을 파란 타일은 너무도 여름이다. 아니, 여름에 더 간절하게 찾게 되는 색깔일까.


고요했던 수면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몸을 맡긴다. 물과 같이 일렁이는 사람들은 너무도 편안해 보인다. 이 무거운 몸뚱이를 어딘가에 의탁했으니 가볍고 말고. 물살을 가르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내 머릿속에도 물속에 있는 감각이 차오른다. 저 두껍고 탱글한 물 안에서,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수욱-수욱. 물을 받치고 물속으로 들어가면 그곳엔 고요가 있다. 내 숨소리가 가장 큰 소음인 세상. 내가 가장 잘 느껴지는 순간.


수영을 좋아한다. 그러니 나는 수영을 좋아하는 것이다. 어쩔 수가 없다. 도수치료에만 몇 천을 넣은 나의 어깨, 목이 접영 한 번에 아작이 나는 듯해도, 긴 머리 한 번 제대로 못 기르는 힘없는 머리카락에 염소물은 쥐약이라고 해도, 입으로 투덜투덜 걱정을 해대면서 또 마음은 수영장에 가 있는 것이다. 뻔한 정답이 여기 앞에 있는데, 오늘도 애써 정답을 외면해 본다.


어깨가 아파요. 목이 아파요. 머리카락이 아파요. 그럼, 수영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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