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그냥 푹 쉬는 시간도 필요해요
퇴사했다.
이직했다고 기뻐하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고, 그렇게 간 회사는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너무나도 끔찍했다. 결국 몇달만에 몸이 아파지면서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퇴사를 하고 벌써 두달이 지났다.
회사다닐 때 하던 아침 운동을 계속 하고 있어 운동이 있는 날이면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매일 아침에 카페에 가서 이력서를 쓰고, 할 일을 한다.
쉬는 두달동안 가장 늦게 일어난건 8시 30 정도..?
인생에 쉼도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쉬는건지 모르겠다.
면접을 보러 가면 퇴사하고 뭐했냐고 꼭 물어본다. 짧게 다닌 회사를 이력서에 쓸 수 없어 4달정도 쉰 것으로 이력서상 보이는데 쉬는동안 무엇을 했는지 꼭 그 시간동안 내가 이뤄낸 것을 묻는 회사. 그냥 쉼은 허락이 안되는 걸까?
사실 쉬는 시간은 너무나도 행복했다.
돈이 없어도 행복했고, 이 널널한 시간 하고싶은거 다 하며 그동안 못한일들도 열심히 했다.
아침에 카페에 가서 아이스 라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일기를 쓰는것도 모두 행복했다.
하지만 그냥 이력서 상 늘어나는 내 쉬는 시간이 두려웠고 나는 다시 출근을 앞두고 있다.
다시 출근을 앞두고 떨림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또 사람들이 별로면 어쩌지? 이 일이 앞으로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까?
만약에 수습을 버티지 못하면 나는 쉬는 시간이 늘어나는건데 괜찮을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많은 일들에 걱정하는 내 자신을 보며 새삼 내가 얼마나 피로도가 높은 사회에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냥 쉼도 이해해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너무 지치지 않는 근무 환경이 당연한 시대는 우리나라에 언제 올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