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가치를 아는 것은 돈이 되는가?

돈이 되는 기업분석

by 글쓰는 금융인

2019년 12월 어느 날 저녁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지하철을 1시간 타고 부랴부랴 집으로 왔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대강 저녁을 차렸다. 저녁 8시, 아이와 식사를 하고, 숙제를 봐 주고, 목욕을 시켰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아이가 종알종알 하루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다 곤히 잠이 들었다. 아이가 깰까 몰래 거실로 나와, 카톡 단체방을 보는데, 이상한 대화가 떠 있었다.


“야, 이거 봐. 지금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래.”

“사람이 저렇게 쓰러진거야?”

“이게 뭐야. 죽은거야? 너무 무섭다.”


대화와 함께 올라온 유투브 영상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거리를 걷던 남자 몇몇이 픽픽 쓰러지고 119 구급차에 실려가는 모습이었다. 중국에서 어떤 전염병이 돌고 있는데, 이 병에 걸리면 숨을 못쉬어서 바로 죽는다고 했다.


“너무 무섭다. 이게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면 어쩌지.” 라고 메시지를 남기고, 두려운 마음을 달래며,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그로부터 겨우 몇 개월 후 정말 코로나 19는 거짓말처럼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렇게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은 졸업식도 하지 못 한채 휴원에 들어갔다. 회사는 다름없이 출근을 해야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직원에게 재택 근무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 동료들과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기약없는 재택 근무에 들어갔다.


그렇게 재택 근무로 가족들과 종일 집에 같이 있는 생활에 점점 적응해 나갔다. 뉴스를 보면서 확진자와 동선을 보면서 걱정하고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초초한 생활이었다. 밖을 나가지 못하고, 서로 모이지 못했다.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일보다 무섭고 불안했던 것은 이 상황이 계속될 것만 같은 걱정이었다. 그리고 더 나빠져 모두가 코로나에 걸리고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채 죽을 것 같은 무서운 상상이었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너무 행복 했다. 만원 지하철에서 낑겨 회사에 가면 바로 퇴근하고 싶은 기분이었는데, 느긋하게 자고 일어나 방에서 일하니 일의 능률이 올랐다. 교통비, 외식비, 화장품 사는 돈, 미용실에 가서 쓰는 돈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여행은 갈 수도 없었고, 가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집에서 일하기 위해서 책상도 사고, 모니터도 사고, 집에서 전기도 더 많이 썼다. 돈을 쓰는 항목이 달라졌을 뿐 생활비가 크게 줄지 않았다.


처음에는 현대 의학 기술의 발전을 믿고, 금방 치료제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치료제 개발은 더디기만 했다. 마스크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약국에 가서 줄을 서서 하나를 사고, 주민등록번호에 맞는 날짜를 기다려 내가 살 수 있는 날에 가서 또 하나를 샀다.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마스크를 구하고, 코로나 재택치료 상비약을 사고, 코로나 검사 키트를 사면서 길어지는 코로나 일상에 스며 들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우리 집으로도 코로나가 들어왔다.


집에서 아이를 봐주며 일하시던 아주머니가 주말에 지방에 있는 집에 다녀오셨다. 월요일 몸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하시고 코로나에 걸리셨다며 그길로 짐을 싸서 지방에 있는 집으로 가셨다. 코로나가 걸리면 1주일간 격리하던 시절이었다. 나는 집에서 일하고 있어서, 아주머니의 일을 대신할 수는 있었다. 하루 이틀은 어떻게 버텼는데, 아주머니가 남기고간 바이러스에 아이도 감염되고 남편도 감염되자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밤새 열이 나는 아이를 간호하고,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오고, 아이 밥을 차려서 식탁에서 먹이고, 내 밥은 다른 식기에 담아 방에 들어가서 따로 먹고, 온 집안을 알콜로 소독하고 일회용 비닐 장갑을 끼고 살았다.


회사에서는 역시 나의 어려운 상황과 상관없이, 힘든일들이 쏟아졌다. 출퇴근이 없어져서 행복했던 기분은 길게 가지 못했다. 작성해서 제출하는 신용보고서 마다, 코로나가 기업에 주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업들이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적어 내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 상황에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집에서 하는 야근이 일상에 스며들었다. 출근과 퇴근이 없는 삶은 새로운 지옥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아주머니가 돌아오셨다. 그런데 하루이틀이 지나 하실 말씀이 있다고 했다. 긴장을 하고 말을 들어보니, 일을 아예 그만 두시겠다고 했다. 막상 코로나에 걸려서 죽을 고비를 넘겨보니, 지방에서 사시는 남편 분과 하루 빨리 합쳐야겠다고 하셨다. 얼마를 살아도 가족과 함께 살고, 지방에 가면 그 동네에서 할일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은 하셨지만, 아주머니가 내 아이에게 코로나를 옮겼다는 사실에서 나는 화가 나 있었고, 그 마음이 전해져서 아주머니 마음이 떠난 것을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만 두면 힘들어 지는 것은 내 쪽이다. 이 코로나 상황에 새로운 사람을 무슨 수로 구하겠는가. 낯선 사람들을 집으로 들여서 면접을 보면 또 바이러스가 들어올 위험이 있고, 설령 구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내 아이와 잘 맡다는 보장도 없다. 나는 쓰린 마음을 달래며 아주머니를 한의원으로 모시고 가서 보약을 지어드리면서 아주머니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말씀드리며 아주머니를 잡았다. 아주머니도 남편에서 애 보는 집에서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지방으로 내려가기 힘들겠다며 못이기는 척 찹혀 주셨다.


코로나 상황이 몇년이 지속되는 동안, 거리두기 인원수에 맞추어 캠핑도 갔고, 한의원도 갔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도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했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급격한 매출 저하와 고정된 비용 지출로 깜짝 놀라는 일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러한 일들은 언제든 올 수 있는 것으로 사업을 하면 겪는 위험이다.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우고자, 정부에서는 전 국민에게 돈을 주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이렇게 주어지는 돈은 기업을 거치지 않고 우리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다. 코로나가 일상적인 병이 된 요즘 코로나 초기에 비해서 한의원의 약값이 크게 늘어났고, 학원비가 오른 것은 코로나 지원금으로 돈이 많이 풀리면서 돈의 가치가 줄어든 탓이다. 나는 코로나 지원금으로 10만원을 받았지만, 그 10만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렇게 오른 물가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던 돈이나 월급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이것이, 돈의 양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코로나 지원금으로 사회에 더 많은 돈이 돌고 있는데, 내 지갑은 항상 얇고, 월급은 제자리이며, 통장의 잔고는 늘지 않는 이유이다. 식당에서 점심 메뉴로 만원 이하를 찾기 힘든 요즘 이 상황은, 내가 분수에 맞지 않게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주식을 하지 않아서 그러한 것도 아니다.


답은 돈의 흐름에 있다. 코로나 지원금이 우리 지갑에 바로 들어온 이례적인 일이나, 주택을 사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를 빼고, 대부분의 돈은 기업 대출의 형태로 흘러 들어온다.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것을 대출이라 부른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을 대출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그 돈이 나에게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길은 기업에서 일을 해서 돈을 받거나 그 기업을 소유해서 배당을 받는 것 그리고 기업의 소유권을 팔아 차익을 얻는 것 뿐이다. 내가 일한 댓가로 받는 임금이 늘어나는 폭이나, 배당금이 상승하는 속도는, 사회에 돈이 풀리는 속도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


내가 받는 임금은 기업의 비용이기 때문에 크게 늘어날 수 없다. 기업은 이윤을 남겨 세금을 내야 정부가 유지된다. 또한, 정부는 사회에 충분한 돈이 돌 수 있도록 해서, 파산을 하는 기업이 덜 생기게 해야 한다. 그것이 사람들이 약속 받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받을 수 있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기업과 공기업 모두를 말한다. 사기업은 공기업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민간인이 출자하여 경영하는 기업을 말한다.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공기업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정부 스스로도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 정부는 국채를 발행하고, 한국은행이 국채를 사면서 정부에 돈을 주는 형태로 돈을 빌려준다. 국채는 정부가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만기가 정해진 채무증서이다. 그리고, 정부는 세금을 걷어 빌린 돈을 갚는다.


기업이 돈이 들어오는 창구이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를 아는 것은 돈이 된다. 기업에서 일한다고 모두가 약속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가치가 없으면 일한 댓가를 지불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하는 기업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앞으로 그 가치가 상승한다면, 지금 임금을 받을 수도 있고, 임금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내가 기업을 소유할 때 역시 그 가치를 알아야 앞으로 나에게 배당금이 돌아올지 아니면 지금은 없어도 앞으로는 있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가진 기업이 상장이 되어 주식시장에서 팔 수 있게 될지, 상장이 된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치 없는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면, 어서 빨리 소유한 지분을 처분해야 할 것이다.


가치가 점점 오르는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내가 일한 임금 뿐아니라, 그곳에서 배운 지식과 쌓은 경험이 나의 자산이 되어 경쟁사로 이직하면서 연봉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자산이란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가치가 있는 형태가 있거나 없는 것으로, 향후에 수익을 창출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사람이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것이나, 해외 기업으로 취업을 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기업의 가치를 알아보는 눈이 있다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말에 귀가 팔랑거리지 않는다. 몇 년 전, 엘지에너지솔루션이 엘지화학에서 분할 상장을 했다. 나는 그 때 친구네 가족과 같이 캠핑을 하고 있었다. 캠핑장에서 한 사람이 엘지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몇 주 받았다며 좋아했고, 이건 로또라며 난리가 났다. 나는 그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부럽지 않았다. 그 이유는 회사가 좋다는 것과 주식이 앞으로 올라서 내가 그 주식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그 회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각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 하고 있고, 하루 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이를 면밀하게 알아보기는 어렵다. 이 주식을 묻어두고 자녀에게 증여하겠다는 생각은 제일 위험하다. 지금 그 주식의 가격은 전기차 화재와 전기차 판매 저조로 당시 상장했을 때 가격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기업은 우리의 일상 생활과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를 아는 것은 나의 일상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일이다. 돈을 빌려간 기업은 우리 사회를 돌아가게 한다.


피자를 만드는 기업은 피자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계를 사면서 기계를 담보로 은행에 주고, 대출을 받아 돈을 가져온다. 담보는 기업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은행이 입을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서 주는 것이다. 피자 기계를 만드는 기업 역시 장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돈을 기계를 담보로 주고 은행에서 빌려온다. 장비를 만드는 기술자를 고용하고, 피자 기계 돌리는 사람을 고용하여, 그들에게 임금을 주어 그들이 생활에 필요한 것을 살 수 있게 한다. 피자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고, 돈이 남으면, 기업을 소유한 주주에게 배당을 한다. 이렇게 기업은 피자를 생산하고, 피자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하고, 그 과정에서 비용을 지출한다. 그리고, 남는 돈을 분배하는데, 이러한 경제활동을 포함해서 실물경제라고 부른다.


결국, 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우리의 일상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남겨 정부에 세금을 내어 정부가 다시 돈을 찍어 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필연적으로 기업은 우리의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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