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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May 10. 2022

흔적


생전에 아름다운 꽃을 많이도 피운 나무가 있다.


해마다 가지가 휠만큼 탐스런 열매를 맺은 나무도 있고   평생 번들거리는 잎새 들로 몸단장한 나무도 있다.


가시로 서슬을 세워 끝내 아무한테도 곁을 주지 않은 나무도 있지만, 모두들 산비알에 똑같이 서서 햇살과 바람에 하얗게 바래가고 있다.


지나간 모든 날들은 스스로 장미 빛 노을로 덧칠하면서,  제각기 무슨 흔적을 남기려고 안간힘을 다하면서

                                        -신경림 흔적-




산비탈에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견디고 살아온 나무들의 흔적들처럼 

우리 얼굴에도 흔적이 있다.

젊은 청년의 얼굴에서 함께 보낸 세월의 흔적들

하나둘 그어진 미세한 주름. 

오늘 서로의 얼굴에 우린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까. 

내 얼굴에는 남는 흔적은 무엇일까. 

서로에게 필요한 따뜻한 말로 햇살 받은 꽃처럼 예쁜 하루의 흔적을 남겨보자. 

혹시 모른다. 

따뜻한 한마디 말에 다림질하듯 미운 주름 펴지고, 

예쁘게 늙기를 꿈꿨던 까치발 주름이 한 줄 생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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